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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첫 순간 알아본 혈육…"엄마랑 똑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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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첫 순간 알아본 혈육…"엄마랑 똑 같아"



(금강산·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지성림 기자 = "엄마랑 똑같아. 어떻게 똑같아."
북쪽 이모 문성옥(75) 씨를 만난 남쪽의 조카 손보경 씨는 24일 문씨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어머니와 똑 닮은 이모의 얼굴을 바로 알아봤다.
손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모의 어깨를 감싸며 "엄마(문성옥 씨의 언니) 못 봐서 어떡해"라며 울먹였다.
함께 방북한 손씨의 오빠 경철 씨는 북쪽 이모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랑 똑같다. 쌍둥이 같다. (엄마의) 인중 위에 까만 점이 있었는데 (이모도) 있네. 똑같다"고 연신 놀라워했다.
경철 씨는 이모에게 "엄마는 돌아가셨어. 5년 전에. 엄마가 (이모를) 얼마나 찾았는데"라고 말하며 함께 간 여동생들과 함께 생전 처음 본 이모에게 큰절을 올렸다.
이모는 환하게 웃으며 조카들이 가져온 자신의 언니 사진을 보며 대화를 이어갔다.
남쪽의 여동생 이인숙(82) 씨와 북쪽의 언니 리현숙(86) 씨도 만나자마자 서로 한눈에 알아보고 눈물을 쏟았다.
손을 맞잡은 자매는 테이블에 얼굴을 파묻고 통곡했다. 잠시 뒤 자매는 눈물을 닦으려고 각자 손수건을 꺼냈는데, 테이블에 얼굴을 묻고 우는 모습과 손수건을 꺼내는 모습까지도 자매는 너무 닮았다.
김홍주(80) 씨는 북측의 사촌 여동생 송옥순(79) 씨가 상봉장에 들어서자 눈물을 쏟으며 "이야, 왜 이제야"라며 오열했다.
그러면서 함께 온 동생 김광주 씨에게 "거봐. 내 말이 맞잖아. 옥순이 이마가 짧다고 말했잖아. 지금도 봐. 이마가 짧지"라며 울먹였다.
권혁빈(81) 씨는 북측의 형 권혁만(86) 씨가 입장한 순간 "저기 형님 아니야? 형님 아니야?"라며 단번에 알아본 형을 부둥켜안았다. 혁빈 씨와 함께 방북한 혁찬 씨도 북쪽의 형을 첫눈에 알아봤다며 반가워했다.
북쪽의 이모 신남섭(81) 씨를 만나러 온 남쪽의 조카 김주연 씨의 네 자매는 이모가 자신들의 테이블로 다가오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신씨를 에워쌌다. 김씨 자매들은 이모를 보고 "어머, 어떻게 해. 엄마랑 똑같아"라며 눈물을 흘렸다.



양경옥(74) 씨 역시 북쪽의 언니 량차옥(82) 씨를 만나자마자 "아버지 모습이 그대로네"라며 "들어오는데 언니 모습을 알아보겠더라"고 말했다.
성명제(71) 씨는 북측의 사촌 형인 성근제(73) 씨가 들어서자 그를 끌어안으며 "근제 형"이라고 외쳤다. 또 성씨와 함께 금강산에 간 사촌 여동생 성익순 씨는 자신들의 할아버지 사진을 근제 씨의 얼굴에 가져다 대며 "똑 닮았다"고 탄성을 질렀다.
남쪽의 고모 안경숙(89) 씨는 북쪽의 조카딸 안세민(80) 씨가 지정 좌석을 못 찾고 두리번거리자 "세민아. 안세민"이라고 외쳤다.
이어 세민 씨가 어릴 적 이야기를 풀어놓자 고모는 "역시 똑똑해. 어려서 그렇게 총명하더니 지금 말하는 것 봐. 진짜 똑똑하다. 기억력이 너무 좋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남쪽에 사는 세민 씨의 사촌 여동생 윤정진(73) 씨는 북쪽의 사촌 언니를 만나고 나서 "70여년이 물 흐르듯 흐른 느낌"이라며 "몇달 만에 만난 친척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yooni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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