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낙과 도리 없지만, 가지에는 피해 주지 않기를…"
(이천·안성=연합뉴스) 김종식 이우성 기자 = 북상 중인 제19호 태풍 '솔릭'이 24일 강한 비바람을 동반해 수도권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보되면서 경기지역 과수농가는 태풍대비로 분주했다.
지난해 겨울과 올봄에 입은 동·냉해에 이어 여름 기록적인 무더위까지 이어지면서 피해를 봤던 농민들은 '불청객 태풍'이 비켜가길 기원하며 23일 수확을 서두르고 취약 시설물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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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농가는 덜 익은 과일을 미리 수확하고 수확기가 안 돼 다 크지 않은 과일이 매달린 나뭇가지나 늘어진 가지는 지주대에 고정해 태풍대비를 강화한 상태다.
그러나 상륙한 태풍의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30∼40m의 강풍을 동반할 것으로 예보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복숭아 주산지인 이천시 장호원읍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김모(50) 씨의 아내는 "어제 그제 평소보다 많이 수확해 저장 창고에 넣어뒀다"며 "떨어지면 상품성이 없어 요 며칠 더 많이 땄다"고 말했다.
그는 "수확을 서두르고 나뭇가지를 지주대에 고정해주는 것 외에 자연재해에는 다른 대처 방법이 없다"며 "바람이 세게 불어 낙과하면 도리가 없는데 내년에도 농사지어야 하니까 나무는 피해가 안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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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 대월면에서 18년째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60) 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태풍에 대비해 맛이 덜 든 걸 미리 따는 농가들도 있는데 그러면 태풍이 지나간 후 값이 폭락하고 소비자들로부터도 외면당한다"며 "우린 평소대로 수확하면서 나뭇가지 피해가 없도록 바짝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에서 재배되는 대표적인 과일은 배로, 이 지역 전체 과수 면적(600㏊)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과수농가는 9월 수확기를 앞두고 과실 중량이 커 쳐져 있다. 강한 바람이 불면 상당수가 제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떨어질 것으로 보여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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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상 평택과수농협 전무는 "보험 든 농가는 괜찮지만, 절반가량이 보험을 들지 않아 걱정"이라며 "현장피해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안성시 서운면에서 1만여㎡ 규모의 포도 농사를 짓는 김진분 씨는 포도밭 전체에 비 가림막을 설치해놓아 걱정이 크다.
비 가림막은 비닐하우스 형태로 바람에 취약해 이번 태풍으로 피해가 우려되는데도 별다른 방법이 없어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김 씨는 "포도가 한창 익는 철인데 아직 절반가량을 수확하지 못했다"며 "폭염에 가뭄, 태풍까지 오니 올 농사는 망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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