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심사규정 훈령 대신 조례로 제정…일각 "실천의지 중요, 두고 봐야"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시의회가 의원 국외연수 심사를 조례로 엄격히 규정하기로 해 그동안 매번 빚어졌던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이 수그러들지 주목된다.
부산시의회 노기섭(북구2) 운영위원장은 '부산광역시의원 공무 국외 활동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3일 밝혔다.
부산시의원들은 그동안 해외연수 때 의장훈령에 따라 국외여행 적합성과 타당성 심사를 받았다.
훈령에는 7인 이내로 구성된 국외여행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쳤지만 심사가 형식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실상 의장의 허가만 있으면 마음대로 다녀왔다.
이 때문에 해외연수 일정의 대부분이 관광 일정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외유성 해외여행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개선안은 우선 유명무실한 훈령 대신 상향 법규인 조례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기존 훈령에서는 '공무 국외여행은 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단순하게 규정했지만 조례안에서는 '공무 국외활동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로 강화했다.
심사위원회 구성도 훈령에서는 7인 이내로 했지만 조례에서는 20인 이내로 늘렸다.
심사위원회 내 민간위원 수를 전체 위원의 과반수가 되도록 했다.
여행 계획서 제출은 심도 있는 심사를 위해 출국 전 30일로 했다. 기존에는 20일이었다.
여행 보고서 제출은 기존에는 귀국 후 30일 이내로 했지만 조례에서는 20일 이내로 당겼다. 여행 후 신속하게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이다.
조례를 발의한 노기섭 운영위원장은 "국외 연수를 의장 훈령으로 하다 보니 심사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조례 제정을 계기로 여행 적합성 심사가 엄격하게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례를 제정했다고 외유성 해외연수가 줄어들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훈전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조례로 미비점을 보완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제도가 있다고 해서 개선되는 것은 아니고 의원들의 실천 의지와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유성 해외여행이 없어질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8대 부산시의회는 의원 정원 47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41명, 자유한국당 5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한국당이 권력을 독점해온 부산시의회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것은 1995년 첫 지방선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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