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양대 여론조사 압도적 1위…대선 판세 '예측불허'
룰라 피선거권 판단할 연방선거법원·연방대법원 난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대선 정국이 예측불허의 대혼전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부패혐의로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선두를 고수하면서 대선 판세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좌파 노동자당(PT)의 룰라 전 대통령은 양대 여론조사업체로 꼽히는 이보페(Ibope)와 다타폴랴(Datafolha)의 지지율 조사에서 견고한 1위를 차지했다.
브라질 대형 미디어 그룹인 폴랴(Folha)가 운영하는 다타폴랴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룰라 전 대통령 지지율은 39%로 나와 2위인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19%)보다 20%포인트 앞섰다.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마리나 시우바 후보 8%,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제라우두 아우키민 후보 6%, 민주노동당(PDT)의 시루 고미스 후보 5% 등이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을 전제로 한 조사에서는 보우소나루 후보가 22%로 1위였고 시우바 후보(16%), 고미스 후보(10%), 아우키민 후보(9%)가 뒤를 이었다. 룰라를 대신해 노동자당 대통령 후보로 꼽히는 페르난두 아다지는 4%를 기록했다. 그러나 부동층이 28%에 달해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와 최대 방송사 글로부TV가 공동으로 시행한 이 조사는 지난 20∼21일 전국 313개 도시 8천43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나온 이보페의 조사 결과에선 룰라 전 대통령 37%, 보우소나루 후보 18%, 시우바 후보 6%, 아우키민과 고미스 후보 각각 5% 등으로 나왔다.
룰라 전 대통령을 제외한 조사에서는 보우소나루 후보 20%, 시우바 후보 12%, 고미스 후보 9%, 아우키민 후보 7% 등이었다.
이보페 조사는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와 글로부TV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두 조사 모두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당선자가 나오지 않고 결선투표가 치러지면 룰라 전 대통령의 승리가 점쳐졌다. 룰라가 출마하지 않으면 보우소나루가 우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이 같은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룰라 전 대통령 피선거권을 판단해야 할 사법부는 난감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연방선거법원이나 연방대법원은 법률적 잣대뿐 아니라 정치적 파장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유엔인권위원회는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사실상 그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브라질 정부가 즉각 "유엔인권위의 입장은 권고사항일 뿐"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연방검찰도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으나 여론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올해 브라질 대선에는 모두 13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후보 수는 지난 1989년 대선(22명) 이후 29년 만에 가장 많다.
대선 1차 투표는 10월 7일이며,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린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