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운동량이 갖는 힘은?…150년 된 의문 풀릴 듯
캐나다 연구팀, 광자가 물체에 가하는 힘 간접 측정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빛이 운동량(momentum)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물체에 얼마나 큰 힘을 가하는지에 대한 150년 가까이 된 의문이 풀릴 수 있게 됐다.
22일 Phys.org 등 과학전문 매체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UBC) 공학대학원 케네스 차우 부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특수 제작한 거울을 통해 빛의 입자인 광자가 물체에 가하는 힘을 측정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밝혔다.
빛이 운동량을 갖는다는 개념은 1619년 독일의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가 처음 제시했다. 혜성의 꼬리가 항상 태양의 반대쪽으로 향하는 것은 태양 빛의 압력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1873년 물리학자 존 클러크 맥스웰이 태양 빛의 압력, 즉 복사압(radiation pressure)이 빛 자체의 전자기장 내에 있는 운동량에 따른 것이라고 구체화했지만 지금까지 이런 운동량이 어떻게 힘으로 전환하는지는 규명하지 못해왔다.
차우 부교수는 그 이유를 빛이 갖는 운동량이 매우 작아 이를 포착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한 장비를 갖지 못했기 때문으로 봤다.
이에 따라 광자의 극히 약한 상호작용을 간접적으로라도 측정하기 위해 음향센서와 간섭현상을 최소화하는 열차폐 장치를 장착한 특수 거울을 제작했다.
연구팀이 이 거울에 레이저 펄스를 쏘자 음향센서를 통해 탄성파가 거울 표면으로 번져나가는 것이 감지됐다.
차우 부교수는 "광자의 운동량을 직접 측정하지는 못했지만, 거울 표면의 탄성파를 들음으로써 거울에 미치는 영향을 감지할 수 있었다"면서 "이 파장은 빛 펄스 자체에 있는 운동량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적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브라질과 슬로베니아 연구진이 공동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가 "중요한 진전"이라면서 "빛의 운동량이 물질 내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최종적으로 규명하고 모델화하는 길을 열어놓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빛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진전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바람을 이용해 항해하는 범선처럼 우주에서 태양의 복사압을 이용해 우주선을 움직이는 '솔라 세일(solar sail)'이나 원자 단위까지 들여다보며 미립자를 조작할 수 있는 '광학 족집게'를 개발하는 등 현실에서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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