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상 계획 철회하고 동결…여야 초당파적 지지로 화답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뉴질랜드 총리가 소득 격차가 확대돼 걱정이라며 애초 예정된 국회의원의 급여인상 계획을 전격적으로 철회해 초당파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이같은 결정은 또한 교사와 간호사, 다른 공공직종 노동자들이 급여인상을 요구하며 최근 잇따라 파업을 벌인 가운데 나왔다.
가디언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올해 애초 계획됐던 국회의원 급여 3% 인상을 철회하고,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던 총리는 이 기간 중 더 공정한 임금 인상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아던 총리가 이처럼 계획을 바꾼 데는 정치인과 같은 고소득자와 중저소득자 간 소득 격차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다른 노동자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생각도 깔려있다.
아던 총리는 이번 결정이 많은 돈을 아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뉴질랜드를 더 공정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 우리가 옹호하는 것, 그리고 경제가 모든 사람을 위해 작동하게 하겠다는 우리의 의지에 대해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던 총리의 계획은 동료 의원들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여권은 물론 제1야당인 국민당도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녹색당 공동대표인 마라마 데이비드슨은 "의원들은 평균 노동자보다 훨씬 더 받는데 임금을 더 올려주는 것은 고임금을 두드러지게 한다"며 "의원들에게 임금을 올려줘야 한다면 평균 노동자들이 받는 것과 같은 조건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아던 총리는 47만1천 뉴질랜드달러(3억5천만 원)의 급여를 받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5번째로 많고, 영국과 캐나다 총리보다 많은 수준이다.
33만5천(2억5천만 원) 뉴질랜드달러를 받는 부총리를 제외한 다른 118명의 뉴질랜드 의원은 최저 16만4천 뉴질랜드달러(1억2천만 원)에서부터 29만6천 뉴질랜드달러(2억2천만 원)까지 받는다.
최근 뉴질랜드에서는 급여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약 1주 전 2만9천 명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들은 큰 폭의 급여인상, 학교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을 벌였다.
지난달에는 3만 명의 간호사들과 보건분야 종사자들이 급여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30년 만에 전국적인 파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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