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카고 인근 미시간호수에 2.5m 파도…10대 3명 익사
오대호 익사 사고, 올들어 최소 64건·2010년來 총 687건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인근 미시간호변에 '경계령'이 내려졌다.
20일(현지시간) 미 국립기상청은 미시간호수에 발생한 높은 파도와 이안류(rip current·돌발 역류)의 영향으로 지난 주말 사이 시카고 일원의 10대 3명이 익사했다며 '호변 위험 경보'(Beach Hazard)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20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시카고 인근 미시간호수 일대에 강한 바람과 함께 2.5m에 달하는 파도와 이안류가 반복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영과 물놀이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8일과 19일 잇따라 숨진 피해자는 모두 10대 소년으로 확인됐다.
최연소인 조슈아 토레스(10·시카고)는 지난 18일 오후 4시45분 시카고에서 남서쪽으로 약 70km 떨어진 인디애나 둔스 주립공원 내 미시간호수에서 물놀이를 하다 참변을 당했다. 가족들은 호변에서 약 35m 떨어진 지점의 수면에 의식을 잃고 떠있는 토레스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곧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약 1시간 후 또다른 수영객 말리크 프리먼(14·일리노이 주 오로라)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구조요원들은 호변으로부터 약 45m 떨어진 지점에서 프리먼을 찾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회생하지 못했다.
하루 앞선 지난 17일에는 시카고 북부 교외도시 워키간의 14세 소년이 친구들과 함께 미시간호변에서 헤엄치다 물에 빠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요원들이 30여 분만에 소년을 찾아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틀 만에 결국 숨졌다.
세계 최대 담수호 군(群)인 오대호는 면적이 넓고 수심이 깊을 뿐 아니라 이안류 발생 가능성이 크고, 때에 따라 파고가 7~8m에 이르기도 한다.
민간 단체 '오대호 서프 구조 프로젝트'(GLSRP)가 확인한 오대호 익사 사고 건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총 64건. 호수별로는 이리호 23건, 미시간호 21건, 온타리오호 14건, 휴런호 5건, 슈피리어호 1건 등이다. 2010년 이후 발생한 인명 사고 건수를 모두 합하면 총 687건에 달한다.
구조 당국과 GLSRP 측은 "오대호 주변에 오래 거주한 주민들조차 오대호가 얼마나 위험하게 돌변할 수 있는 지 잘 모르고 있다"면서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교육과 구조 능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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