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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눈물도 마른 101세 백성규옹, 北손녀에 담담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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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눈물도 마른 101세 백성규옹, 北손녀에 담담한 미소
68년 가까운 이별끝에 만난 남북 형제자매 '울다가 웃다가' 대화 꽃

(금강산·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지성림 기자 = 이산가족 상봉 행사 참가자 중 최고령인 백성규(101) 할아버지를 만난 북측의 며느리와 손녀는 백씨의 어깨를 부여잡고 연신 눈물을 흘렸다.



북측 손녀 영옥 씨의 오열에도 백씨는 내내 얼굴에 미소를 띤 모습이었다.
앞서 백씨는 방북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도 "몇 번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는데 다 안 됐다. 그런데 이번에 소식이 왔다. 다 죽게 됐으니까(웃음)"라며 "나는 울 줄도 모른다"고 담담한 표정이었다.
백씨와 동행한 남쪽의 아들 용선 씨는 백씨의 며느리를 향해 "(저의) 형수님이십니다"라고 인사한 뒤 영옥 씨에게는 "내가 (너의) 작은아버지야"라고 말했다.
백씨의 며느리는 봉투에서 사망한 남편(백씨의 아들)의 옛날 사진들을 꺼내 시아버지에게 보여주며 "옛날 사진이 낡아서 새로 복사해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북측 관계자들이 최고령자인 백씨의 가족을 위해 디지털카메라로 즉석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이기순(91) 씨는 북측의 아들을 만나자 부모와 다른 형제들의 이름을 일일이 물어보며 아들이 맞는지 확인부터 했다. 하지만 이씨는 이내 함박웃음을 띠며 "내 아들이 맞아. 내 아들이야"라며 기쁨을 금치 못했다.
북의 아들은 상봉 내내 눈시울을 붉혔고, 이씨도 대화 도중 자주 눈물을 흘렸다. 아들은 "큰고모는 여든여섯에 작고하셨어요"라며 아버지가 궁금해하는 북측의 가족과 친인척의 소식을 전해줬다.
북측의 여동생을 만난 민병현(82) 씨가 "아기 때 보고 지금 보니 얼굴을 몰라보겠다"고 말하자 여동생도 "나도 오빠를 몰라보겠어요"라며 눈물을 훔쳤다. 이들 남매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 헤어졌다.

김춘식(80) 씨는 북측의 두 여동생을 만나자 "일어서봐. 춘자·춘녀야. 내가 춘식이다"라며 반갑게 인사했고, 여동생들은 오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열했다.
신재천(92) 씨도 북측의 여동생을 만나자마자 끌어안고 얼굴을 비비며 눈물을 흘렸다. 여동생 금순(70) 씨는 함께 온 아들을 오빠에게 소개했고, 이어 세 사람이 다시 함께 끌어안고 눈물을 쏟았다.
신씨는 여동생을 가리키며 "엄마하고 똑 닮았어"라고 말하고, 동생에게 사과를 직접 먹여주기도 했다.
이에 금순 씨는 동행한 오빠의 부인 차봉임 씨를 향해 "나는 오빠보다도 올케가 고마워. 올케가 오빠를 공양하고 이렇게 오니 얼마나 고마워"라며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기동(82) 씨의 북측 가족인 여동생 박선분(73) 씨와 남동생 박삼동(68) 씨는 옛날 사진 수십장을 봉투에 담아왔다. 삼동 씨는 흑백의 가족사진 속의 한 사람을 가리키며 "이게 형님(박기동) 사진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선분 씨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기만 했다.
한편 남쪽의 두 남동생을 만난 북측의 리종성(86) 씨 가족은 인제야 만난 형제들을 와락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리씨는 "(동생들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고, 리씨의 아들은 삼촌들에게 "17차 상봉 때 나왔었다. 다른 사람이 나왔더라. 잘못된 것 같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yooni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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