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샌드박스·기촉법 등 '금융3법' 주후반 윤곽
산업자본 지분 보유한도·적용제외 범위 두고 여당내 이견
기촉법 한시법 연장 유력…샌드박스법은 처리 공감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박의래 기자 =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제한)와 규제샌드박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 등 이른바 3대 금융법안의 윤곽이 이르면 이번 주 후반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은산분리와 규제샌드박스법은 금융산업 혁신의 방향성을 가늠할 법안이고, 기촉법은 민간 자율의 사적 구조조정에 근간이 되는 절차법이라는 점에서 입법 방향에 대한 금융업권의 관심이 크다.
국회 정무위는 21일 20대 후반기 국회 첫 전체회의를 연다.
첫 전체회의는 소위원회 구성과 2017 회계연도 결산, 예비비 지출 승인 등 안건을 주로 다루지만 주 후반으로 갈수록 은산분리 완화 법안 등 태풍 속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1차 관문은 24일로 예정된 법안소위다.
여야 5당 원내대표가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한 자리에서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 법안 등 민생경제를 위한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전원일치로 운영돼 온 정무위 법안소위 관례를 감안할 때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법안소위에는 그동안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소속돼 있다.
여당 내에서는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여전히 상당한 반론이 있다.
박영선 의원이 최대주주가 금융자본(금융주력자)일 경우에만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25%까지 허용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발의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는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한도를 34%나 50%까지 허용하는 여타 5개 은산분리 완화 법안과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한도가 기존 합의점인 34%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박 의원이 '최대주주가 금융자본(금융주력자)일 경우에만'이라는 조건을 건 것도 실제 법안에 어떻게 반영될지 미지수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의견이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은산분리 완화 법안이 법안 소위를 통과, 27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로 넘어가면 정의당이란 장벽이 있다.
정무위 소속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케이뱅크의 잘못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면서 "특례법을 처리한다고 해도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은 현재 은행법상 면허를 반납하고 새롭게 인가를 신청해 정당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고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했다.
정의당의 반발도 있지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금융정의연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서 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 논의의 출발점이 되는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이 발의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다.
이 법안은 산업자본의 지분보유 한도를 의결권 있는 주식 34%까지로 열어주되 개인총수 있는 대기업 집단(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을 제외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카카오[035720]의 (공정)자산이 8조5천억원, 네이버가 7조1천억원인 점 등을 감안해 ICT 분야 자산이 50%를 넘는 기업은 예외조항을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 탓에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를 초과 보유하는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은행법 시행령은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를 초과 보유할 때 금융위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는데 이때 최근 5년간 금융·조세·공정거래 등 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위반 사실이 경미하다고 판단할 경우 승인해줄 수 있는 법률적 단서가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카카오가 다음 달 합병하는 카카오M의 공정거래법 위반(온라인 음원 가격 담합) 전력이 있다. 케이뱅크는 KT[030200]가 지하철 광고 아이티시스템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했다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2016년 3월 7천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된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6월 말 종료된 기촉법은 한시법 형태로 부활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은 유동수 의원의 대표발의 형태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유 의원 안을 보면 유효기간은 5년이다.
기존 법안에 '중소기업 워크아웃 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 일부 예외 적용 규정'을 넣어 중소기업은 기업개선약정 이행상황 점검 주기(분기)와 워크아웃 실효성 평가 주기(3년)를 협의회가 알아서 정할 수 있게 했고 그 결과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또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 활성화를 위해 워크아웃과 회생 절차의 연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같은 당 제윤경 의원이 유효기간을 3년으로 하는 다른 법안을 내놓고 있고 기촉법 부활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안은 내용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이견이 적다.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위한 근거 법안으로, 각종 규제로 혁신적 금융서비스 실험이 어려웠던 핀테크 업체를 위해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이 높은 서비스는 제한된 범위에서 시장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규제 특례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다만 처리 방법을 두고 이견이 있어 8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pee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