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누진제 폐지하면 1천400만가구 전기요금 올라"(종합)
"산업정책에 몰입하려는데 탈원전에 발목 잡혀"
"자동차 개소세 인하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 건의"
(세종=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폐지하고 단일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1천400만 가구의 전기요금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누진제를 바꾸려면 현재 누진제 1단계를 쓰는 800만 가구, 2단계 600만 가구 등 총 1천400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올라야 한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누진제를 손봐서 1천400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오른다고 하면 가만히 있겠느냐"며 "굉장히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행 누진제는 전력 사용량이 200kWh 이하인 1구간에 1kWh당 93.3원을 적용한다. 2구간(201∼400kWh)에 187.9원을, 3구간(400kWh 초과)에는 280.6원을 부과한다.
산업부는 누진제 대신 한국전력[015760]의 2017년 평균 전력판매단가인 1kWh당 108.5원을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총 2천250만 가구 중 누진제 1단계와 2단계 일부 가구 등 1천400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오르고 나머지 850만 가구는 전기요금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전의 총 전력판매수입이 늘거나 줄지 않는다는 가정에서다.
산업부는 하반기 국회에서 주택용 누진제와 산업용 경부하를 포함한 전기요금 개편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백 장관은 최근 폭염과 전기요금 문제로 탈(脫)원전 정책이 다시 논란되는 것에 대해 "산업정책에 몰입하려고 하는데 많이 발목이 잡히는 듯한 느낌이 있다"며 "모든 게 탈원전이라고 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부는 2023년까지 원전 5기를 계속 짓기로 했다"며 "여름철 전력수급이나 전기요금이 탈원전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계속 설명하는데 고장 난 녹음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백 장관은 다음 달 16∼22일 원전 수출을 위해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을 방문할 예정이다.
백 장관은 취업자 감소에 대해 "어제 고용동향 관련 당정청 협의를 했는데 마음도 무겁고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실물경제를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그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제조업 취업자 감소는 조선·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이 한 원인이라며 구조조정이 잘 마무리되면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원래 연말까지 하기로 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내수 진작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승용자동차(경차 제외), 이륜자동차, 캠핑용 자동차 등의 개소세를 5%에서 3.5%로 인하했다.
그는 "자동차 개소세를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자동차의 전체적인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연장을 건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선업에 대해서는 "우리가 친환경 선박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어 더욱 집중 육성하면 조선업이 다시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을 수 있다"며 공공선박 발주에 속도를 내고 조선 기자재와 설계인력 육성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와 반도체 등 5대 신산업 육성, 지능형 제조 혁신 등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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