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축구 라치오 팬들, 신성한 곳이라며 "금녀 구역" 선언
로마 경기장 특정 구역의 앞 10열…구단 "우리 입장 아냐"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이탈리아 프로축구클럽인 라치오의 극성 팬들은 폭력과 인종차별, 반유대주의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이 극성 팬들이 최근 여기에다 '여성 차별'이라는 하나의 딱지를 더 보탰다.
세리에A 소속 클럽인 라치오의 극성 팬들은 시즌 첫 경기를 앞두고 안내문을 배포하면서 로마 경기장인 스타디오 올림피코의 특정 구역을 "신성한 곳"이라며 '금녀구역'으로 선언했다고 BBC와 AP통신 등이 20일 보도했다.
이들 극성 팬이 신성한 곳으로 지목한 곳은 '쿠르바 노르드' 구역의 앞 10열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지정한 구역은 전쟁터의 참호와 같은 곳이라며 "우리는 참호 안에 여성과 아내들, 여자친구들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마의 유명한 공원인 빌라 보르게세의 편안함과 낭만의 대안으로 경기장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다른 구역으로 가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다.
구단 측은 극성 팬들의 이런 요구는 구단의 입장이 아니라며 "우리는 어떤 내용의 차별에도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구단 측은 또 자신들은 엄청난 팬을 보유하고 있고 이런 주장은 일부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라치오의 일부 팬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희생자 안네 프랑크가 라이벌 팀인 AS로마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의 벽보들을 경기장에 붙여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이런 행위는 유대인과 AS로마 팬들을 조롱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라치오 구단은 5만 유로(6천400만 원)의 벌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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