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체제 반기 든 40대 전직 코미디언, 슬로베니아 총리로
마르얀 세렉…의회 제2당 대표로 연립정부 규합 총리 선출돼
소수정부 출범 유력…불안정한 상황 때문에 조기 총선 가능성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기성체제를 부정하며 정치에 뛰어든 전직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이 슬로베니아 최연소 총리가 됐다.
슬로베니아 의회는 17일(현지시간) 찬성 55, 반대 31로 반체제 정당 '리스트(LMS)'의 마르얀 세렉(40) 대표를 총리로 선출했다.
리스트 당은 올 6월 총선에서 전체 90석 중 13석을 차지하며 제2당이 됐다.
야네즈 얀샤 전 총리가 이끄는 보수 성향의 슬로베니아민주당(SDS)은 25석을 차지하며 제1당이 됐지만, 얀샤 전 총리의 과거 부패 스캔들 등으로 인해 연정 논의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
연립정부에는 리스트 당과 중도,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D), 현대중앙당(SMC), 알렌카 바라투세크의 당, 연금생활자당(DeSUS) 등이 참여했다.
다섯 정당의 의석수를 모두 합해도 과반에 못 미치는 43석이라 당장 소수정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9석을 확보한 급진 좌파 성향의 '좌파'(Levica) 당은 세렉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연정 참여는 거부했다.
불안정한 정치적 기반 때문에 당장 세렉 총리가 급진적인 변화를 시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연정이 오래가지 못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렉 총리는 총리 지명 안이 통과된 뒤 "책임을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다.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코미디언 겸 정치 풍자가 출신인 세렉 총리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북부 캄니크 시의 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첫 시장 선거 때는 중도 좌파 슬로베니아 긍정당 소속이었으나 2014년 선거 때는 '리스트' 당을 조직해 출마했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젊은층의 지지를 업고 대선에 출마해 결선투표까지 진출했지만 보르투 파호로 대통령에게 패했다.
세렉 총리는 15일 이내에 내각을 구성한 뒤 다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