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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게놈 지도 13년 노력 끝에 '완성'…식량난 해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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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게놈 지도 13년 노력 끝에 '완성'…식량난 해결 기대
인간 유전자보다 5배 더 많아 복잡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세계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곡물인 밀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돼 앞으로 수십년간 인류의 식량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 게놈시퀀싱 컨소시엄(IWGSC) 연구팀은 가장 일반적으로 재배되는 빵밀의 일종인 '차이니즈 스프링(chinese spring)을 대상으로 13년에 걸친 분석 끝에 완전한 게놈 지도를 처음으로 완성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밝혔다.
세계 20개국 73개 기관의 과학자 200여명이 달라붙어 끈질긴 노력 끝에 본 결실이다.
밀은 유전자가 10만7천891개로 약 2만개인 인간의 5배에 달한다. DNA를 구성하는 요소인 염기쌍은 160억개다. 그만큼 과학자들이 게놈 지도를 만드는 데 애를 먹은 셈이다.
게놈 지도를 이용하면 가뭄을 잘 견디고 병충해에도 강하며 수확량도 많은 슈퍼 밀 품종을 손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신품종을 개발해 실제 생산이 이뤄지기까지 10~15년이 걸린 점을 고려하면 연구팀이 주장한 대로 '게임 체인저'로 부를 만하다.
특히 밀은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을 먹여 살리는 곡물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께 96억명으로 늘어날 세계 인구를 지탱하려면 밀 생산량을 60%가량 늘려야 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오르고 가뭄 지역이 늘어나면서 재배 조건은 더 악화해 온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된 밀의 게놈 지도는 지구온난화에 적응한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냄으로써 1960년대 녹색혁명 이후 지지부진하던 밀의 증산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국 로담스테드연구소의 기능유전체학 과학자 코스티야 칸유카는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밀의 게놈 지도는 농업적으로 중요한 유전자를 신속히 규명하고, 새로운 품종 개발을 가속하는데 즉각적이고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하는데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조작 감시단체 '지네워치(Genewatch)'의 헬렌 월리스 박사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밀의 복잡한 유전자 구조, 그리고 환경과의 상호작용 등으로 유전자 편집기술이 현실에서 가져다줄 혜택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연구원들이 지나치게 희망적으로 얘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컨대 영양분을 강화하면 종종 벌레가 더 많이 꼬이거나 이를 섭취한 사람에게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환경과 건강,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호하려면 관련 규정과 추적장치, 이력 표시 등이 엄격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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