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공무원에 불만 품은 30대 기초생활수급자…경찰, 불구속 수사
(양산=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사회복지 업무가 급증하면서 담당 공무원들이 업무 처리에 불만을 품은 일부 민원인의 흉기 난동 등 각종 폭력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16일 양산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삼성동 행정복지센터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A(37)씨가 흉기를 들고 나타나 "방금 나랑 통화한 사람 나오라"며 복지 담당 공무원들을 위협했다.
당시 A씨는 공무원 B(28·여) 씨와 통화하며 "주민센터 2층 헬스장을 왜 설명해주지 않았느냐"며 욕설과 함께 "칼로 다 찔러 죽이겠다"고 협박한 후 전화를 끊고 실제로 흉기를 들고 나타났다.
그는 술에 취한 채 한 손에 맥주 캔을 들고 있었고 사무실 내부까지 진입을 시도, 직원들이 의자 등을 이용해 저항하자 물러났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지만, 자칫 심각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A씨는 평소에도 만취 상태로 자주 폭언과 협박을 일삼아 왔으며 사소한 일로 복지 담당 공무원들을 괴롭혀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학 삼성동장은 "복지센터 민원창구엔 물리적 대응력이 다소 떨어지는 여직원들이 배치돼 있는데 이번에 정말 아찔했다"며 "다행히 직원들이 침착하게 대응을 해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너무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양산시 복지 담당 관계자는 "2000년 10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을 기점으로 복지수요가 급증했고, 민원인들도 복지사업 자체를 도움을 받는 일종의 권리로 받아들이면서 과도한 요구나 폭언, 폭행을 일삼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복지 담당 공무원의 70% 이상은 이러한 난폭민원을 경험해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담당 공무원에 전화로 위로한 뒤 삼성동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방문, 직원들을 격려했다.
김 시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신변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직원 신변위협이나 폭력성 공무집행방해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경찰서는 A씨가 공황장애로 치료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 입원 조치하고 불구속 수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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