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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합의 '여야정 상설협의체 분기 개최'…협치 신기원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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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합의 '여야정 상설협의체 분기 개최'…협치 신기원 여나
靑·與·野, 한반도 평화·경제 문제 '엄중' 공감대
'자영업자 세무조사 면제' 파격…8월 국회 민생·규제혁신 법안 속도붙나
與, 여소야대 국회서 입법 협력 필수…野, 정책 참여하며 존재감 부각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16일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그동안 구호에만 그쳤던 '협치'가 구현될 가능성이 열렸다.
2016년 총선 후 여소야대 및 다당제 정치 지형이 만들어지면서 20대 국회에서는 여야 간의 협치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문 대통령 역시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3월부터 여야정 협의체 상설화를 공약했으며, 지난해 5월 당선 직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이를 제안했다.
당시 여야 원내대표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협의체 구성이 추진되는 듯 했으나, 이후 인사청문회 정국 등을 거치며 여야간 대립이 격해지면서 논의가 흐지부지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회동에서는 분기별 1회 회의 개최를 명시한 합의문을 채택했고, 첫 회의 시기(11월)까지 못박으면서 '협치의 제도화'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의제 선정 및 구체적인 협의체 운영 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실무협의기구가 조만간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처음 제안을 꺼낸 지 1년이 넘어서야 협의체 구성이 이처럼 급물살을 탄 것은 한반도 비핵화와 경제 살리기라는 양대 과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데 여야가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그 근저에는, 비록 최근 60% 밑으로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50%대 후반으로 높은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와 한반도 데탕트 등 전환적 국제정세 및 여야 정치권에 유능한 해법을 열망하는 도전적 민생경제 난제가 자리한다.
여기에 범진보 승리로 끝난 지난 지방선거 민심, 그에 맞물려 냉전수구적 시각에 기반을 둔 대안 없는 반대와 국정 발목잡기보다는 생산적 반대와 선택적 국정 동반자 기능을 요구받으며 환골탈태를 꾀하고 있는 야권의 태도 변화가 겹쳐있다.
무엇보다도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물밑 협상도 진행되는 등 시시각각 안보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국가 안보와 국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힘을 얻고 있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는 이에 "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하고 지원한다",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항구적 평화 정착 및 남북교류·협력을 위해 여야가 협력한다"고 합의했다.
민생을 챙기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에 대한 공통의 절박감 역시 협의체 구성 합의를 앞당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이나 저소득층 지원책은 여야 모두가 강조하고 있다.
이날 오찬이 종료되고 난 직후 문 대통령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세 부담 완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라며 "당분간 세무조사 유예 및 면제 등 세금 관련 경제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지시사항을 발표했다.
세무조사 유예·면제의 경우 자칫 정부가 탈세를 묵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이런 파격적인 대책을 곧바로 꺼내든 데에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책의 필요성에 여야 모두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는 자신감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정의당을 제외한 여야가 합의를 이루면서 8월 임시국회 입법에 청신호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여야가 처한 '현실적 입장'을 고려해도 이번 협의체는 각자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당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권과 손 잡지 않을 경우 줄줄이 대기 중인 민생·개혁 법안은 물론 내년도 예산안 등의 통과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야당으로서도 정부의 정책에 '무조건 반대'를 하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데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들의 구상대로 협의체가 원만하게 굴러갈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당장 협의체에서 논의할 의제를 뭘로 정하느냐부터 의견이 갈릴 수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오찬 인사말에서 "(협의체 제안을) 기꺼이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북한산 석탄 문제나 드루킹 특검, 국민연금 제도 개편의 혼란에 대해 대통령이 성의 있는 답변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은 이념적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다.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국민연금 제도개혁 등의 사안에 대해 국민이 많이 불안해한다"며 청와대의 정책 기조와 인식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정기국회를 지나며 새로운 이슈가 불거져 여야 간 대치가 가팔라질 경우 협의체 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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