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시장님,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재개해 주세요"
전국 130개 참여 오페라단연합회 호소문 발표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전국 130개 오페라단이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재개를 호소하고 나섰다.
6·13 지방선거로 부산시장이 된 오거돈 시장은 취임 직후 과도한 건설비와 운영비 등을 문제삼아 지난 5월 공사에 들어간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의 재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는 16일 호소문을 내 "한국에서 오페라가 올려진 지 70주년 되는 올해에 부산의 오페라하우스 건립의 첫 삽을 뜬다는 소식에 전국의 예술인들과 음악 애호가들은 대단히 환호했다"며 "그런데 지난 10년간 수많은 검토를 거친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발표에 예술계뿐만 아니라 예술을 사랑하는 국민이 실망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부산은 7대 광역시 중 시민의 문화 향유율이 가장 낮은 도시로 예술적 토양이 다져지지 않은 열악한 환경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런 부산에서 오페라하우스가 지어진다는 소식에 부산이 드디어 문화의 불모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고 입을 모은 바 있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부산의 지역 문화 콘텐츠를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오페라하우스 건립 중지는 지역 문화계는 물론 대한민국 문화계와 오페라계에 큰 상처와 아픔을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다시 한 번 부산의 소중한 문화 예술 자산이자 대한민국의 오페라계의 소중한 자산이 될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조속히 재개해 주시길 대한민국 130개의 오페라단을 대표하여 오거돈 시장님께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부산 음악계를 비롯해 문화계 전반에서도 오페라하우스 건립 재개를 촉구했다.
부산음악협회를 중심으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부산시연합회 소속 12개 예술협회 회원들은 몇 차례 긴급 총회를 열고 부산 오페라하우스가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부산시에 오페라하우스의 건립 중단을 철회하고 향후 건립 추진 일정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계 일각에서는 부산국제아트센터, 뮤지컬극장 등과 시설이 중복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오페라하우스가 당장 부산에 시급한 문화시설인지 의문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도 텅텅 비는 오페라 공연의 객석을 볼 때 지어진 뒤 오페라하우스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토대와 문화 저변 확대 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취임 이후 부산 오페라하우스가 건립비로 2천500억원이 투입되고 연간 운영비만도 250억원 가량이 들어가 부산시의 재정 여건으로 재원 조달에 어려움이 있다며 건립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부산시는 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시민공론화 위원회에 이 문제를 넘겨 논의하기로 했다. 시는 시민공론화 위원회 결정에 따라 향후 사업 추진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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