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산·석정의 고향 밀양, '항일운동 성지'로 조성된다
독립운동·의열기념관 이어 의열공원 조성…항일 기억·체험 공간 구상
(밀양=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단일지역으론 이례적으로 독립운동가를 많이 배출한 경남 밀양시가 시내 일원을 '항일운동의 성지'로 조성하기로 하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밀양시는 2008년 독립운동기념관, 지난 3월 의열(義烈)기념관 준공에 이어 석정 윤세주 열사 생가 주변을 의열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의열기념관이 들어선 자리와 의열공원 후보지는 모두 밀양시 내일동과 내이동 경계를 따라 흐르는 작은 하천 '해천(垓川)' 주변 항일테마거리에 위치한다.
의열기념관 자리는 약산 김원봉 생가터이며 옆엔 바로 약산과 함께 만주에서 항일비밀결사체 의열단을 조직한 석정 윤세주 열사 생가가 있다.
작은 하천을 낀 한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약산과 세 살 아래 석정은 1919년 11월 만주 지린성에서 운명적으로 만나 의열단을 조직했다.
약산이 의열단장과 후에 조선의용대 총대장을 맡았다. 의열단 창단 멤버 13명 중 5명이 밀양사람이었다.
의열기념관이 밀양에 들어선 배경이다.
의열기념관에는 의열단 영상자료, 김원봉 연설장면 동영상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밀양시는 윤세주 열사 생가터 567㎡ 등 주변 11필지 2천16㎡를 사들여 일대를 공원화, 항일테마거리 콘텐츠를 대폭 보강할 계획이다.
공원 안에는 또 항일복합문화센터를 지어 항일 기억 재생공간과 항일 체험 재생공간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시는 이 센터에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체험관, 조선의용대 체험 교육관 등을 갖추고 독립운동가들을 추모하고 생애를 되돌아보는 공간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공원 조성 상황 등을 봐가며 해천 항일테마거리에서 2㎞가량 떨어진 독립운동기념관, 독립운동가 생가지 등을 연결하는 탐방길을 개발하기로 했다.
밀양독립운동기념관은 전국 기초 자치단체에서는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운동기념관에는 다양한 관련 자료와 함께 독립운동가 33인의 흉상이 설치돼 있다.
의열단장 약산과 석정을 비롯해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는 모두 1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향토사학계는 보고 있다.
밀양 출신으로 정부로부터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받은 서훈자는 모두 77명에 이른다.
손정태 밀양문화원장은 "공식적으로 정부로부터 공적을 인정받은 77분 외에 증빙자료가 부족해 공적을 인정받지 못한 분을 포함하면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는 100여 명에 이른다"며 "특히 약산과 석정 선생을 비롯해 밀양 출신은 공적 수준이나 서훈 등급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밀양시 관계자는 "약산과 석정의 생가터가 있는 해천 주변을 항일테마거리로 조성한 데 이어 석정 생가 주변을 공원화하면서 다양한 교육 및 체험공간도 조성, 명실상부한 애국 항일운동의 성지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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