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마오타이, '국주' 상표 승인해달라 소송 제기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중국을 대표하는 술인 마오타이(茅台) 제조업체가 '국주'(國酒)라는 글자를 상표에 사용하게 해달라며 정부에 소송을 제기했다.
14일 중국 경제매체인 제일재경 보도에 따르면 마오타이그룹은 최근 베이징 지적재산권권법원에 베이징 공상행정관리총국 상표심의위원회를 상대로, 그리고 우량예(五糧液), 젠난춘(劍南春), 펀주(汾酒) 등 31개 바이주(白酒) 기업과 기관 등을 제3자로 해서 '국주' 상표를 승인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베이징의 상표심의위원회는 이에앞서 '국주'명칭을 상표에 사용하게 달라는 마오타이측 요구에 지난 5월 불허 판정을 내렸다.
위원회는 판결문에서 '국주'는 '국내에서 가장 좋은 술' '국가급 술' 등의 함의를 띠고 있는데 마오타이는 아직 '국주'에 포함된 이런 함의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마오타이에 '국주' 상표를 허용할 경우 다른 기업의 기회를 박탈하게 돼 시장의 공정경쟁 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오타이그룹은 2001년부터 지금까지 9차례에 걸쳐 '국주 마오타이' 상표 신청을 제출했으나 국가공상부문은 2016년에 이어 올해 신청을 기각하면서 불승인 이유를 밝혔고, 마오타이그룹은 이에 법원의 판단을 구하기로 하고 상표심의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마오타이그룹은 소장에서 '국주'라는게 '국내에서 가장 좋은 술'이나 '국가급'을 의미한다고 보기에는 뜻이 모호하다면서 '국주 마오타이'를 하나의 상표로 해서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주 마오타이'의 '국주'는 "중국 바이주의 전형적인 대표 술 가운데 하나'의 의미라면서 마오타이그룹은 발전과정에서 신뢰와 성실, 근면경영으로 이런 기대에 부응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국주 마오타이'라는 용어는 중국 사회에서 이미 오랫동안 사용해온 개념으로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에 손실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이라는 글자는 이미 다른 기업들도 통상적으로 상표 등에 많이 사용해온 글자라고 주장했다.
마오타이의 이런 주장에 대해 동종업종 기업들은 발끈했고 '국주 마오타이'를 승인한다면 '국주 우량예' '국주 펀주'를 같이 허용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중국 8대 명주에 들어가는 산시(山西) 펀주의 한 관계자는 마오타이가 신청한 '국주' 상표에 여전히 반대한다고 밝혔고 우량예 관계자는 아직 소장을 받지는 못했지만 '국주' 상표 사용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 다방(大邦)법률사무소 관계자는 '국주 마오타이' 상표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 상표를 허용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은연중 마오타이가 정부의 지지와 인가를 획득했음을 암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바이주 전문가인 양청핑은 '국주 마오타이' 상표 승인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 동종업계가 일제히 반대하고 있고 정부도 독점적인 자원사용이 다른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오타이는 상표 등록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국주' 대접을 받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집권 이후 부정부패와 사치풍조 척결에 나서면서 한때 된서리를 맞기도 했지만, 중산층 소비가 늘어나면서 다시 기세가 살아나고 있다.
마오타이는 영국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2016년 증류주 브랜드가치 순위에서 세계 1위에 오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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