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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한 달 살려다 돈 잃고 상처만…피해 속출(종합)
출발 당일 일방적인 취소 통보에 환불도 차일피일
27가족 5천만원 상당 피해 "더는 피해 없어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에서 한 달가량 머무르며 여유롭게 자연과 문화를 즐기는 '한 달 살기' 여행을 꿈꿨다가 예기치 않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부산에 사는 A씨 가족은 최근 제주에서 '한 달 살기' 결심을 하고 실천에 옮겼다가 낭패를 봤다.
A씨는 한 포털사이트의 카페를 통해 위치와 가격,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숙소를 알게 됐다.
K 업체가 제주시 구좌읍의 한 타운하우스 일부를 1년간 임대하고 다른 숙소 등을 위탁 운영하며 '한 달 살기'를 원하는 관광객 등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8월 초부터 9월 초까지 살기로 계약하고, 숙박비 240만원 전액을 지불했다.
계약금 없이 전액을 한꺼번에 입금해야 하는 점이 미심쩍기는 했지만, '입주하려는 사람이 많아서 금방 집이 나갈 수 있다'는 말에 부랴부랴 돈을 부쳤다.
그런데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동산 등기부 등본을 확인하고, 출발 전날까지 재차 예약을 확인하는 등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나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하고 제주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모든 일이 틀어졌다.
업체로부터 '입실이 불가하다'며 일방적인 취소 통보를 받은 것이다.
업체는 "정식으로 숙박업 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을 하다가 주변에서 신고가 들어가 더는 손님을 받을 수 없게 됐다"며 환불해주겠다고 했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공항에서 집으로 다시 돌아와 오랫동안 계획했던 제주 한 달 살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업체 측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현재까지 돈을 환불해주지 않고 있다.
A씨는 "돈을 전액 입금하라고 요구했을 때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아챘어야 했다"며 "카페에다가 자신이 겪은 일을 글로 올렸다가 해당 업체 사장으로부터 '사모님도 곤란해지실 것'이라는 협박 조의 말까지 들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는 A씨 가족뿐만이 아니었다.
B씨도 같은 업체로부터 출발 직전에야 일방적인 '입실 불가' 메시지를 받았다.
업체는 '영업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을 하다가 행정당국에 적발됐고, 직원이 계약금을 들고 도망갔다'는 다소 황당한 사유를 댔다.
더구나 A씨와 비슷한 기간인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같은 타운하우스 같은 호실에 살기로 계약이 되는 등 이중계약이 의심되는 정황도 포착됐다.
계약금 없이 숙박비 전액을 한 번에 입금하도록 한 수법도 똑같았다.
B씨는 출발 전날 이미 모든 짐을 제주로 보냈기 때문에 급히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 다른 집을 계약, 현재 제주에서 '찜찜한' 한 달 살기를 경험하고 있다.
B씨는 A씨를 비롯해 자신과 비슷한 피해를 본 사람들을 모아 지난 7일 제주동부경찰서에 해당 업체를 고소했다.
피해규모는 서울과 부산, 인천 등 전국의 27가족에 100여명에 달하고, 피해 금액은 약 5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B씨는 "알려진 것만 이 정도일 뿐 피해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며 "큰 기대를 품고 제주에서의 한 달 살기를 꿈꿨다가 큰 상처만 입고,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가족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수백만원의 피해가 문제가 아니라 또 다른 사람들이 비슷한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며 "인터넷에서 한 달 살기를 위한 숙소를 소개하는 카페에서도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차원을 떠나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예약 취소가 쏠리는 바람에 현금이 묶여 바로 환불처리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다른 곳으로 숙소를 옮겨 드리거나 순차적으로 환불 처리하는 등 피해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b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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