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가뭄에 저수율 뚝뚝…경북 한 달 새 20%포인트 하락
상주·문경은 저수율 40%대…"벼농사는 괜찮은데 밭작물이 문제"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올여름 장마는 일찍 끝나고 태풍도 비켜간 데다 유례없는 폭염까지 겹쳐 농업용수 수요가 늘면서 경북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한 달 사이 2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상주와 문경은 저수율이 40%대로 내려가 물 부족이 심각하다.
13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63.8%로 지난해 같은 시기 56.1%보다는 다소 높으나 평년 같은 시기 65.0%보다 낮다.
도내 저수율은 봄철 많은 비로 지난달 9일까지만 해도 88.8%나 돼 물 걱정은 없었으나 7월과 8월 계속된 폭염에 저수지가 점차 말라가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평균 저수율이 87.8%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같은 달 23일 81.5%, 30일 76.6%로 갈수록 수위가 낮아지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6일 66.9%, 13일 현재는 63.8%까지 떨어졌다.
상주는 48.8%, 문경은 42.5%에 불과하고 군위는 57.3%, 구미와 성주는 각각 59.8%다.
섬인 울릉을 제외한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평년 같은 시기보다 저수율이 낮은 곳은 14개 시·군에 이른다.
주요 댐 가운데 문경 경천댐 저수율은 38.7%로 전년 같은 기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나머지 댐들은 저수율이 50%대를 보인다.
도내 올해 평균 강수량은 654.9㎜로 평년의 705.5㎜보다 다소 부족하다.
지난해 7월에는 217.7㎜ 비가 내렸으나 올해 같은 달에는 181.6㎜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8월에도 173㎜ 비가 내렸으나 올해는 0.3㎜밖에 되지 않는 데다 당분간 뚜렷한 비 소식도 없는 상황이다.
폭염에 가뭄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 닥쳐오자 시·군은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안동시는 밭작물이 말라 죽고 과수 열매 일소 피해가 확산하자 녹전면 사천리 등 9개 지구 65㏊에 원거리 간이양수시설을 설치하고 와룡면 110㏊에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양수장을 임시 가동하는 등 가뭄 피해를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름철 학가산 온천 휴장 기간 하루 최대 300t의 지하수를 인근 농지에 공급하고 영천 도수로 6곳 긴급개방, 성덕댐 물 방류 등도 추진하고 있다.
봉화군도 이달 들어 매일 살수차와 레미콘 차를 동원해 가뭄이 심한 농가에 용수를 대고 하천에 물웅덩이를 파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당장 벼농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지만 밭작물은 저수지 물을 공급하기 어려워 시·군마다 관정을 개발하거나 하천에서 양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과 가뭄에 따른 도내 농작물 피해는 1천57.9㏊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과수가 661.4㏊, 채소 276.6㏊ 등이다.
가축 폐사는 55만4천900여 마리에 달하고 동해안은 고수온으로 양식장 36곳에서 42만7천100여 마리가 폐사했다.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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