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권주자 TK 표심경쟁…宋·金, 李에 견제구(종합)
이해찬, 정책공약으로 승부…송영길 "20년 집권론은 교만"
김진표 "당대표가 여야 충돌 빌미만 제공해선 안 돼"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 "대구·경북 전폭 지원" 약속
(서울·대구·안동=연합뉴스) 김남권 차지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12일 상대적으로 당 지지세가 약한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표심 경쟁을 벌였다.
송영길·김진표·이해찬 당대표 후보(기호순)는 이날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당 대의원대회 연설에서 저마다 당대표 적임자론을 설파했다.
최근 두 번의 당대표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이 후보를 향해 송 후보와 김 후보가 견제구를 날리는 모습은 여전했다.
제일 먼저 연설에 나선 이 후보는 정책공약으로 승부수를 날렸다.
이 후보는 "연수원을 설립해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고, 여성 당원 동지들의 활동은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며 "자치분권특별기구를 설립해 지방정부와 의회의 운영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사심 없이 민주적으로 공정하게 당을 운영하고, 절대로 자기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딱 한 가지만 호소 드린다. 여러분, 한 표 주이소"라는 영남사투리로 연설을 끝맺으며 대구·경북 표심을 파고들었다.
다음 연설자인 송 후보는 이 후보가 들고나온 '20년 집권론'을 겨냥했다.
송 후보는 "이해찬 후보께서 강한 정당, 20년 집권론을 얘기하는데 저는 겁이 난다"며 "교만하게 비칠 수 있는데 교만하면 민심이 용서하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그는 이어 "정동영, 손학규, 김병준이 다시 돌아오는데 여기에 어떤 얼굴을 집어넣어야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겠느냐"며 '올드보이 귀환'이라는 세간의 비판에 이름이 올라있는 이 후보를 타깃으로 삼았다.
송 후보는 또 "평화와 경제, 통합을 위해 출마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끝까지 지켜내고 성공시킬 기호 1번 송영길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유능한 경제 당대표론'을 강조하는 김 후보는 "관료집단을 설득할 수 있는 개혁 진표,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협치 진표, 당·정·청을 모두 경험한 경제 진표가 당대표로 딱이다"라고 자평했다.
그는 "여당 당대표가 여야 충돌의 빌미만 제공해선 어떻게 되겠느냐. 싸움꾼으로만 비치고 국민에게 욕먹고, 대통령에게는 부담만 드린다"면서 일각에서 야당과 불통 우려가 나오는 이 후보를 견제했다.
"당대표가 되면 대구·경북 지역을 특별관리 지역으로 지원하겠다"(이 후보), "대구·경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대구·경북의 민주주의 전통을 지켜나가겠다"(송 후보), "보수 수구정당에 표를 줬더니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혔던 대구지역 경제를 집권여당 민주당이 되살려야 한다"(김 후보) 등 TK 표심을 얻기 위한 후보들의 발언들도 이어졌다.
당대표 후보들은 오후 경북 안동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경북도당 대의원대회 연설에서도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을 비롯해 '험지' 경북이 6·13 지방선거에서 거둔 성과가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TK 지역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TK 표심 구애에 나섰다.
박광온 후보는 "총선에서 권역별 비례대표 추천제를 도입해 경북 같은 전략지역에 우선 배정하겠다"고 했고, 유승희 후보는 "경북을 민주당의 옥토로 바꾸려면 경북도당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민 후보는 "경북을 소중히 여기겠다. 경북에 대한 감사함은 민주당을 더욱 나은 정당으로 만드는 것으로 보답해드리겠다"고 말했고, 김해영 후보는 '유일한 영남 후보'임을 강조하며 "영남, 경북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지율을 지켜내겠다"고 했다.
황명선 후보는 "오중기 경북지사 후보와 장세용 시장 등이 자랑스럽게 민주당의 명예를 걸고 나섰는데, 이분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자치분권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남인순 후보는 "대구경북특위를 통해 지역 의원들과 소통해 다음 총선에서 경북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각 공약을 내세웠다.
설훈 후보는 "경제를 살리려면 남북관계와 경제교류를 풀기 위해 범국민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했고, 박정 후보는 "험지 파주에서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파주보다 더한 험지 경북에서 여러분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추미애 대표는 후보들의 연설에 앞선 인사말에서 "김대중 대통령 때 50명도 모이지 못해 눈물 흘리며 돌아섰던 지역에 (6월 지방선거에서) 수천명을 가득 메운 인파를 보면서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결코 대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추 대표는 '대구가 많이 바뀌었으니 자주 찾아달라'는 대구 시민의 말을 거론하면서 감정이 차올라 울먹이기도 했다.
안동에서도 "이제야 대구의 딸 추미애가 왜 김대중 대통령이 만든 당에 가서 인생 경로를 바꾸고 정치 인생을 살아왔는지 조금은 알아주실 것"이라며 "(나의) 정치 인생이 후회되지 않는다. 여러분과 함께했기에 '브라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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