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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 여대생 자살에 여론 들끓는 남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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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 여대생 자살에 여론 들끓는 남아공
만연한 성폭행 문화 저항…학교에 알렸지만 자살 후에야 가해자 정학
민족자유당 "성폭행범에게 사형집행" 촉구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여대생이 동료 학생에게 성폭행당한 지 두 달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남아공 사회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9일(현지시간) BBC방송과 CNN 등에 따르면 남아공 그래햄스타운의 로즈대학에 다니던 켄사니 마세코(23)가 지난 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마세코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신의 생년월일과 당일 날짜가 찍힌 의미심장해 보이는 사진을 올리고 그 아래 "누구도 성폭행을 당해선 안 된다"고 적었다.
보도에 따르면 마세코는 지난 5월 같은 대학의 한 남학생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지난달 대학 당국에 알렸다.
그 직후 학교 관계자들은 마세코의 부모를 불러 사태를 논의했고 부모는 딸을 집으로 잠시 데려가겠다며 함께 떠났으나 죽음을 막지는 못했다.
대학 측은 성명을 내고 마세코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에 대해 지난 6일 정학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학생의 성폭행 피해를 접수하고도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피해자가 자살한 지 사흘 만에야 뒤늦게 가해자에게 정학 처분을 내린 대학의 뒷북 대응을 두고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즈 대학은 마세코를 애도하려는 학생들의 요청으로 이틀간 교내 모든 학과 관련 업무를 중단했다.
마세코의 지인들은 그가 교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입을 모았고 친구 시야 나이울루는 마세코가 "교내에 만연한 성폭행 문화에 맞서 싸웠다"고 전했다.
장미 대에서는 실제로 2016년 교내 성폭력 문제로 학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은 대학 당국에 성폭행 피해를 보고할만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피해자에게 오히려 망신을 주는 분위가 팽배해 신고 의지를 꺾는다고 비판했다.
대학 내 성폭행 피해자들은 학교에 이런 사실을 알렸으나 가해자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상황이 이렇자 이 대학의 시즈웨 마비젤라 부총장은 지난 7일 열린 추모식에서 "우리는 늘 젊은 여성에게는 어떻게 처신하라고 말하지만 젊은 남성들에게는 다른 이의 신체적 무결성을 해칠 권한이 없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여론이 들끓자 정치권도 나섰다.
당장 남아공 민족자유당은 "마세코의 죽음은 더욱더 많은 남아공 여성들이 (성폭행으로 인해) 침묵 속에서 죽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살인범과 강간범에게 사형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아공은 전 세계에서 성폭행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 중 한 곳이다. 작년에 경찰에 접수된 피해 사례만 4천 건에 이른다고 BBC는 전했다.
지난 1일 남아공 전역에서는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을 비판하는 여성들이 거리로 나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mong07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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