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드러내는 美 '제6군'…이번엔 중국과 '우주 전쟁'
연말까지 사령부 창설…인도태평양사령관이 사령관 겸임
별도 인력 충원·계급 체계로 통솔…위성·무기 등 확충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G2(주요 2개국) 사이에 '우주 전쟁'이 불붙을 조짐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공군과는 별도로 우주를 작전 공간으로 삼는 '우주군'(Space Force)을 창설하기로 하면서 최근 국방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중국과 향후 우주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날 '우주군 창설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으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국방부를 찾아 우주군 창설 방침을 공식 천명했다.
새로 만들어질 우주군은 2020년까지 독립된 군으로서 창설하는 게 목표이다. 미 행정부는 우선 첫 단계로 연말까지 우주군 사령부를 만들 계획이다.
사령부는 4성 장군이 지휘하며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우주군사령관까지 맡아 겸직하면서 감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주한미군사령부를 관할하는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현재 필립 데이비드슨 장군이 맡고 있다.
우주군 사령부는 육·해·공군 등 전 군에서 우주 전문가를 확보해 인력을 마련하게 된다.
또 군 작전 및 군수 장비·물자와 인력을 확보할 별도의 획득부서를 설치해 운용한다. 이 부서는 위성 구매와 '우주 전쟁'에서 군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새 기술 개발도 맡는다.
독립된 군 조직인 만큼 별도의 명령 체계와 제복도 갖추게 된다.
각종 위성은 미사일 방어 경고에 사용되고 정확한 군수물자 배급, 통신 및 정찰 정보 제공에 활용된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초까지 관련 법안이 제출될 수 있도록 의회와 협력할 계획이라고 행정부의 고위 관료가 전했다. 우주군이 창설되면 1947년 공군 창설 이래 새로운 군 조직이 출범하는 사례가 된다.
평소 우주군 창설을 주창해온 일부 의원과 군 지휘부는 "우주는 더는 평화로운 성소가 아니라 갈등의 영역"이라며 "더 많은 관심과 자원을 필요로 한다"고 경고해왔다.
미국의 우주군 창설은 '군사 대국화'를 추진하는 중국을 염두에 둔 전략의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WP는 "러시아와 중국은 우주 분야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뤄냈다"며 이들이 미국의 우주 자산에 도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이미 2007년에 수명을 다한 기상위성을 미사일로 폭파한 바 있다. 미국은 중국의 이런 행위가 우주를 대상으로 군사화를 강화하는 중국의 증가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도발적인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민감한 군 자산을 더 깊은 우주 궤도에 정박시킬 수 있도록 위성을 쏘아 보내는 능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중국은 2045년까지 우주 기술과 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한다는 야심찬 목표에 따른 우주개발 로드맵 보고서를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45년까지 태양계 행성·소행성·혜성에서 대규모 탐사가 가능한 우주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2040년까지 핵추진 우주왕복선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핵추진 우주왕복선이 개발되면 우주 태양열 발전소는 물론 대규모 우주 개발, 소행성 자원 탐사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내용도 로드맵에 포함됐다.
한편, 펜스 부통령은 새로운 우주군 창설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우주군 창설을 위한 차관보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군 담당 차관보는 우주군의 성장과 확대를 감독하며 우주군 충원, 국방부 내에서의 자원 배분 경쟁 등 많은 세부 내용을 분류하고 챙기게 된다. 계급 구조를 어떻게 할지, 어떤 제복을 입을지 등 기본적인 내용도 업무 영역에 포함된다.
일각에서는 별도의 우주군 창설이 추가적인 국방부 관료 조직을 만든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도 제기된다. 해군 내에 해병대를 뒀던 것처럼 공군 내에 우주군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공군 장성인 폴 셀바 미 합동참모본부 차장 등의 군 관계자들은 우주군 창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백악관은 국가안보 우주 체계 개발을 위해 향후 5년간 80억 달러를 추가 지원해 줄 것을 의회에 요구해왔다. 향후 우주군 창설이 본격 추진되면 군인 확충과 장비 구매에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미 하원군사위원회 소속인 마이크 로저스, 짐 쿠퍼 의원 등은 공동성명을 내고 "우주군 창설은 보다 안전하고, 보다 강한 미국을 만들 것"이라며 정부의 방침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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