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크맨'은 극한직업…취재현장에 보디가드 등장
군중집회 취재위험 고조 탓…美언론, 취재기자 보호대책 강화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취재하는 백악관 출입기자가 신변 안전을 위해 경호원까지 대동해야 하는 '극한직업'이 됐다.
주류 미디어를 향해 '가짜뉴스', '국민의 적'이라고 비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군중집회의 취재 위험이 갈수록 커지는 탓이다.
집회에선 유세에 고무된 수천 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언론을 성토하는 욕설을 연호하는가 하면, 방송 중인 기자의 뒤에서 소리를 지르며 피켓을 흔들거나 손가락 욕을 하며 분풀이를 하는 경우도 잦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군중집회 횟수를 늘리고 있어 주요 언론사들이 출입기자 보호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방송기자들은 통상적으로 정치집회 취재를 갈 때 노트북과 마이크, 카메라, 헤어스프레이를 챙기는데, 트럼프 대통령 시절이 되면서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됐다"면서 "바로 경호원"이라고 전했다.
미 NBC방송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제프 베닛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오하이오 집회 때 경호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는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주최하는 집회를 취재할 때는 경호원이 필요하다"고 회사의 보안정책을 전하며 "이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자"라고 말했다.
ABC방송의 타라 팔메리 기자도 트위터에 "처음으로 경호원과 함께 트럼프의 집회를 취재할 때, 어떠했는지를 알려드리겠다"면서 오하이오 집회 취재기를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적'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도 기자 보호 조치를 강화했다.
다니엘 로드 하 NYT 대변인은 위협과 언어적 공격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기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확대했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의 그레그 퍼디낸드 보안 담당 부사장은 "취재 규범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필요시에는 당국과 협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언쟁을 벌이기도 한 CNN방송의 짐 아코스타 백악관 취재팀장은 안전사고를 우려했다.
그는 트위터에 "트럼프가 일으킨 적개심과 보수언론의 '뭔가'가 누군가를 다치게 하지 않을까 매우 걱정된다"며 "우리가 같은 미국인을 이렇게 대해서는 안된다. 언론은 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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