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로스감독 잡고 싶은 이란, 병역미필 선수 차출요구 수락
'병역 해결' 케이로스 감독 요구 들어줘…이란 감독 잔류 가능성↑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병무청은 병역을 마치지 않은 30세 이하의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지금처럼 복잡한 절차를 걸쳐 국방부, 외무부 등 관련 부처의 사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무사 카멀리모가담 이란 병무청장은 현지언론에 "이란축구협회가 관련 규정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향후 2년간 시범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며 "축구 국가대표 선수의 출국 허가 절차를 매우 간소화해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란축구협회는 병역미필 선수를 감독이 원하는 시기에 언제라도 차출할 수 있게 해달라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전 이란축구대표팀 감독의 요구에 따라 국방부에 이를 강력히 요청했다.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장은 5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케이로스 전 감독이 "복잡한 출국 허가 탓에 병역을 마치지 않은 훌륭한 선수 4명을 국제 대회에 못 데리고 갔다'면서 이를 해결해달라고 협회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란축구협회는 7월 말로 계약이 끝난 케이로스 전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막판 협상 중이다.
케이로스 전 감독의 요구가 수락됨에 따라 그가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을 계속 맡게 될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그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차기 감독으로 거론되는 후보 중 하나다.
이란 병무청은 이런 특별 규정을 30세 미만의 배구, 농구 국가대표 선수에게도 적용하기로 했다. 축구, 농구, 배구는 이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종목이다.
이들 3개 종목의 이란 국가대표 남자 선수는 30세가 넘으면 입대해야 한다. 이란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징병제 국가다.
아울러 이란 병무청은 모든 종목에 걸쳐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세계 선수권대회 1∼2위를 차지하거나 축구·배구·농구 월드컵 대회 3위 이상에 오르면 병역을 아예 면제해주기로 했다.
케이로스 전 감독은 또 미국의 경제·금융 제재로 연봉이 자신의 유럽계좌로 송금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이란축구협회에 요구했다.
이란축구협회는 이 문제도 해결책을 조만간 찾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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