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 탓에 경제심리 악화…한은 금리인상 지연될 수도"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 약화' 진단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제 심리가 악화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7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국내 간접영향 우려'라는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 확대로 경제 심리지수가 악화하는 경우 금리 인상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다음 달 초 관련 검토가 끝나면 미국은 2천억달러어치 수입품 중 적어도 일부를 대상으로 관세를 매길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는 품목이 중국의 전자기기·장비에 집중되면 한국 경제도 간접 경로를 통해 타격받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D램(DRAM), 낸드플래시 수출의 대중 의존도가 각각 63%, 82%로 적지 않아서다.
국내 총수출에서도 반도체는 21%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과거 경제 심리지수가 급락하거나 기준치(100)를 하회하면 한국은행은 정책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며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그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금리 인상이 늦어질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실제로 경제 심리는 최근 악화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0으로 작년 4월 이후, 전체 산업 업황 기업경기 실사지수(BSI)는 75로 작년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CCSI와 BSI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5.1포인트 떨어진 93.1을 나타내며 2016년 12월(91.5)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심화가 가계, 기업 심리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편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글로벌 반도체 출하의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미국 반도체 장비 출하액 증가율이 7월 급감한 것이다.
이는 반도체·전자제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대만,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지역 경제 성장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단기 리스크가 확대됐다"며 "반도체 가격 상승이 과잉 생산을 야기한 경우 반도체 수요가 약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이 급격히 위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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