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붉은 땅벌'의 저력을 보여줘…亞정상 노리는 하키
여자팀 2연패 도전…남자팀은 12년 만에 정상 탈환 목표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하키는 한국의 '숨은 효자'였다.
선수층도 팬층도 지극히 얇은 비인기 종목이지만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는 네 차례, 여자는 다섯 차례 정상에 올랐고 올림픽에서도 세 번이나 은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1980년대 국제대회에서 붉은 유니폼을 입고 저돌적으로 필드를 누빈 '복병' 한국 여자 대표팀은 '붉은 땅벌', '동양의 마녀'로 불렸다.
비록 최근엔 열악한 저변의 한계를 드러내며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지만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녀 하키팀의 목표는 우승이다.
허상영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의 경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한다.
처음 출전한 1986 서울 대회부터 4회 연속 우승했던 여자팀은 2002∼2010년 중국에 패권을 넘겨줬다가 16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중·일 3국과 최근 기량이 눈에 띄게 향상한 인도의 4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개 조로 나뉜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우리나라는 인도, 태국,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와 함께 B조로 묶였다.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후 A조 2위인 일본을 준결승에서 꺾고 결승에서 중국과 만나는 것이 예상 시나리오다.
4개국의 기량이 비슷한 만큼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이나 정신력이 관건이 될 수 있다.
남자 대표팀의 경우 인도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파키스탄, 말레이시아가 인도를 추격하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는 1986년, 1994년, 2002년, 2006년 우승했으나 2010년엔 4위를 했고 2014년엔 인도에 준결승에 패해 동메달을 땄다.
김영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년 만에 정상 탈환을 목표로 맹훈련 중이다.
이번엔 인도와 같은 조에 묶여 준결승에서 격돌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호재다.
인도에 이어 조 2위를 한 후 말레이시아나 파키스탄을 준결승에서 꺾고 결승에서 인도를 다시 만나는 것이 목표다. 비록 객관적 기량은 인도가 앞서지만 결승에서 만나면 경기가 일방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남녀 대표팀은 신구 조화를 이룬 18명씩의 선수로 이뤄졌다.
여자팀의 경우 박미현(인천시체육회), 장수지(평택시청) 등 4년 연속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이유림(목포시청), 조혜진(아산시청) 등 아시안게임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들이 호흡을 맞춘다.
특히 주장 김영란(인천시체육회)은 4년 전 대표팀에서 함께 훈련하다 대회 직전 부상으로 낙마한 아쉬움을 이번에 풀려 한다. 당시 대표팀은 우승 후 김영란의 유니폼을 들고 시상대에 올랐다.
김영란은 이후 은퇴했다가 다시 스틱을 잡았다.
남자 대표팀은 정만재(인천시체육회)가 주장이자 중원 사령관으로 팀을 이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함께 한 장종현(성남시청)은 4회 연속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는다. 페널티 코너 슈터인 양지훈(김해시청)의 활약도 기대된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막바지 훈련 중인 남녀 대표팀은 오는 15일 출국 후 남자는 20일 홍콩과, 여자는 21일 개최국 인도네시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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