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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없는 설움 50여 년 만에 끝나나…양양경찰서 신설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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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없는 설움 50여 년 만에 끝나나…양양경찰서 신설 속도
1954년 개서 후 1963년 속초경찰서에 흡수…55년째 불편한 더부살이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경찰서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설움을 50여 년 만에 벗어 던질 수 있을까?"
강원도 내 18개 시군 중에서 유일하게 경찰서가 없는 양양지역에 경찰서 신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양양경찰서 신설 검토안이 최근 행정안전부 심사를 통과해 기획재정부 예산 협의를 남겨 놓고 있기 때문이다.
양양지역 주민의 숙원이기도 한 양양경찰서 신설 건의가 공식화된 것은 2008년 5월이다.
당시 강원 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정례회를 통해 양양경찰서 설치를 경찰청에 정식 건의했다.
그렇다면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양양지역에는 왜 경찰서가 없었던 걸까.
사실 양양경찰서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양양경찰서는 6·25 전쟁 직후인 1954년 11월 양양군 양양읍 군행리에 개서했다.
이어 1957년 3월 양양경찰서 속초지서가 양양군 속초읍 속초 1지구에서 개서했다.
그러나 1963년 양양군에 속해 있던 속초읍이 속초시로 승격하면서 양양경찰서의 운명은 완전히 뒤바뀐다.
1963년 10월 양양경찰서가 속초시로 이전하면서 명칭이 속초경찰서로 바뀐 것이다.
이후 속초경찰서 산하 양양지구대 등 1 지구대·4 파출소 체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나, 55년째 사실상 주객이 전도된 채로 '더부살이'를 하는 셈이다.
불편한 더부살이를 참다못한 양양주민들은 2008년부터 경찰서 개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우선 속초경찰서와 지리적으로 45㎞가량 떨어져 있어 민원 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치안 기구와 치안 행정력도 속초시에 편중되는 등 적절한 치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점을 부각했다.
또 양양군의 인구는 지난해 기준으로 2만7천207명으로, 경찰서가 있는 양구군(2만3천743명)과 화천군(2만6천66명)보다 많아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다.
5대 범죄와 112 신고 건수, 총 범죄 건수도 화천과 양구보다 2배 이상 많아 초기 대응이 어렵다.

여기다 양양소방서가 2016년 6월 개서하면서 경찰서 신설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도 크게 늘었다.
무엇보다 지난해 7월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관광객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치안 수요가 많이 늘어나 경찰서 개서의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
강원경찰청도 양양경찰서 개서 시 4개과(경무, 생활안전교통, 수사, 정보보안) 신설에 필요한 경찰력 49명의 증원을 요청한 상태다. 개서를 위해서는 기존 1 지구대·4 파출소에 소속된 60여 명을 포함해 총 116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절차는 기획재정부 예산 협의와 신설 예산의 국회 통과, 토지 매입 및 설계 시공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7일 "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져 치안 수요가 많이 늘면서 개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대지 확보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개서 일정을 크게 앞당겨 보다 나은 치안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양양군은 기획재정부 예산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르면 2021년 청사 준공 및 경찰서 개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j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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