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베트남 기업인 납치 연루설…슬로바키아 진화 진땀
'비행기 제공' 의혹 자국 언론 보도…사건 장소 獨에 내무장관 보내기로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지난해 7월 독일 베를린에서 벌어진 베트남 기업인 납치 사건에 슬로바키아 정부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슬로바키아 일간 덴니크 엔은 2일(현지시각) 기사에서 찐 쑤언 타인 전 페트로베트남건설(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공사의 자회사) 회장이 납치, 본국으로 송환되는 데 슬로바키아 정부 비행기가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타인 전 회장은 2011∼2013년 3조3천억 동(1천663억 원)의 손실을 회사에 끼친 혐의로 수배 상태에 있었고 독일로 망명하려 하고 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슬로바키아 경찰관은 덴니크 엔에 "심하게 두들겨 맞은 듯한 사람이 브라티슬라바 공항에서 베트남 외교관들과 함께 슬로바키아 정부 비행기에 탔다"고 말했다.
신문은 당시 또 람 베트남 공안부 장관이 슬로바키아에 있었다고 전했다.
슬로바키아 정부 비행기가 타인 전 회장의 납치에 사용됐다는 의혹은 올해 5월 초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이 처음 제기했다.
독일 일간지에서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던 슬로바키아 정부는 자국 언론에서도 같은 보도가 나오자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슬로바키아 내무부는 "베트남 시민의 납치, 송환에 정부는 의도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며 덴니크 엔의 보도가 날조며 공상 과학 소설이라고 비판했다.
페테르 펠레그리니 총리는 3일 기자회견에서 독일 당국과 사건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며 내무장관과 경찰청장을 독일에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타인 전 회장이 자수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독일은 정보기관이 동원된 납치 사건으로 규정하고 베트남에 공식 항의했다.
독일 검찰은 티안 전 회장 납치에 가담한 혐의로 70대 베트남 남성을 올 3월 기소했다.
본국으로 송환된 티안 전 회장은 올 1월 베트남 하노이 인민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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