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오디션 프로 봇물…"10대 관심이 데뷔전후 성공 좌우"
MBC '언더나인틴' KBS '댄싱하이' SBS '방과 후 힙합'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역시 아이돌 시장은 10대들이다. 데뷔부터 활동까지 모든 것이 10대의 마음을 잡느냐 못 잡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지상파들도 한동안 뜸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을 재개하면서 아예 명확하게 10대를 내세우는 모양새이다.
MBC TV는 오는 11월 첫째 주 '크리에이브틴(틴에이저) 언더나인틴'을 선보인다고 예고했다. 랩, 보컬, 퍼포먼스 3개 분야로 나눠 오디션을 진행하고 각 분야 최고의 10대를 선발해 차세대 아이돌을 탄생시키는 게 목표이다.
10대들에게는 방탄소년단 등 세계에서 뛰어노는 아이돌이 '자연스럽게' 보이게 된 가운데 제작진은 이달 열릴 국내 오디션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의 오디션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조금 이른 9월 7일 처음 방송하는 KBS 2TV '댄싱하이'는 10대 댄스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미 3천112명 10대 댄서가 지원했다고 알려진 만큼 방송 전부터 열기가 후끈하다.
'댄싱하이' 측은 여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10대들의 댄스 배틀에 주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원 장르도 K-POP뿐만 아니라 스트릿, 락킹 등 스펙트럼이 넓어 색다른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코치로 저스트 절크, 리아킴 등 '최고의 댄서'들이 나선 것도 눈에 띈다.
SBS TV는 버라이어티에 경연 방식을 결합한 '방과 후 힙합'을 8월 중 선보인다. 10대, 그리고 10대 사이에서 가장 '핫한' 힙합을 소재로 한다.
파일럿 프로그램인 '방과 후 힙합'은 MC와 래퍼들이 전국 곳곳 중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며 10대 이야기를 랩으로 들어보는 내용이다. 냉정하게 랩 실력을 겨루는 기존 프로그램과 달리 10대들의 다양한 고민과 사연에 집중하는 게 차별점이다. 함께할 래퍼로는 이미 '합합계 아이돌' 키썸과 묵직한 존재감의 킬라그램이 낙점됐다.
10대로 타깃 구경을 좁힌 오디션 프로그램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은 엠넷 '고등래퍼'를 통해서다.
참가자를 10대로 한정하고, 심지어 장르도 힙합으로 국한해 '잘 될까' 하는 의문을 낳았지만, 결과적으로 10대들에게 큰 호응을 끌어내며 '시즌제로 굳히기'에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은 양홍원(영비), 최하민, 김선우, 김하온, 배연서, 이병재 같은 원석을 발굴해내는 데 성공했으며, 또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양홍원의 십자가 귀걸이 등 참가자들의 패션까지 따라 하는 현상까지 일었다.
이렇듯 10대를 겨냥한 오디션이 흥행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10대의 '능동성'이 꼽힌다.
엠넷 관계자는 5일 "10대들은 자신의 관심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영향력 있는 팬덤을 형성한다. 좋아하는 스타를 위해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거나 SNS로 공유하고, 응원을 독려하는 등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장과 선발 과정을 보여주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 이런 10대들의 관심은 프로그램부터 데뷔 이후까지의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다. 10대에서 시작해 전 연령대에서 화제를 모은 '고등래퍼2' 등의 성공으로 10대들의 영향력, 이들을 메인 타깃으로 한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또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고등래퍼' 시즌3도 꼭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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