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역대급 무더위에 야시장 '썰렁'…매출 30% ↓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너무 더우니까 누가 나오려고 하겠어요. 재료나 안 상하면 다행입니다."
식을 줄 모르는 무더위에 야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확 줄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2일 밤 울산 최초의 야시장인 중구 성남동 울산큰애기야시장에는 170m 구간을 따라 판매대 10여 개가 쭉 늘어서 손님을 기다렸다.
야시장 바로 옆이 공영주차장(572면)이어서 그나마 주차를 했거나 차를 몰고 시장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야시장을 간간이 기웃거리긴 했지만 북적거리던 이전 모습과 차이가 있었다.
폭염이 찾아오기 전까지만 해도 판매대마다 닭꼬치며 염통구이, 다코야키, 쇠고기 초밥 등을 사 먹으려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곤 했지만,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달 중순부터 손님들 발길이 눈에 띄게 끊겼다.
울산시 중구에 따르면 이 야시장의 7월 한 달 방문객은 5만1천 명으로 전달 7만7천 명보다 2만2천 명(28.5%)이나 감소했다.
이는 겨울에다 연말 특수까지 없어 일반적으로 찾는 사람이 가장 적은 2월 방문객 5만8천 명보다도 낮은 것으로 올해 통틀어 가장 적은 방문객 수다.
방문객 감소는 곧바로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야시장 전체의 7월 매출은 5천551만6천원으로 전달 8천74만5천원보다 2천522만9천원(31.2%)이 감소했다. 2월 매출 5천908만7천원보다도 357만1천원(6%)이 모자라다.
상인들은 무더위가 야속하기만 하다.
이 야시장에서 쇠고기불초밥을 만들어 파는 황모(33)씨는 "한창 덥던 7월 중순에는 하루에 4개 정도밖에 못 팔기도 했다"라며 "기온이 높으니 상할 우려가 있어 남은 재료를 다 버려야 해 손해가 크다"라고 털어놨다.
바로 옆에서 튀긴 소시지와 떡, 슬러시를 파는 다른 상인은 "날씨가 더우니까 사람들이 입맛이 없는 것 같다"라며 "차가운 슬러시 같은 것은 그나마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두 컵씩 사간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울산은 7월 20∼29일 열흘간 밤사이 최저 기온이 2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졌고 현재까지도 열대야 기준에 육박하는 밤 기온이 나타나고 있다.
상인들은 무더위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 더 두렵다.
지난해 7월 울산 폭염특보일 수는 모두 14일이지만, 올해는 이보다 일주일 많은 21일 동안 특보가 발효됐고, 이후 8월 3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울산의 연속 폭염특보 최장 일은 2016년 7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24일간이며, 올해는 3일 타이를 기록했고, 이번 주말 경신될 것이 유력하다.
지난해 7월 11∼31일 울산의 평균 최고기온은 31.8도였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33.6도를 기록했다.
중구 관계자는 "무더위 탓에 방문객이 줄어들어 상인들의 속이 새카맣게 탄다"며 "그나마 최근 휴가철을 맞아 방문객이 조금 늘어난 것이 다행스럽지만, 무더위가 얼마나 오래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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