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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인생 우화·어느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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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인생 우화·어느 하루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인생 우화 = 류시화 신작 우화집.
17세기부터 동유럽에서 구전된 짧은 이야기들에서 소재를 빌려와 작가가 다듬은 우화들과 그 이야기들에 영감을 받아 작가 자신이 창작한 우화들로 이뤄졌다.
우화가 펼쳐지는 무대는 폴란드 남동부 작은 마을 헤움. 상상 속 장소인 이 마을에서 어느 시대에나 일어날 법한 사건들을 그린다.
우화는 두 천사 이야기로 시작한다.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며 지혜로운 자는 줄고 어리석은 자는 나날이 늘어나 걱정인 신은 두 천사를 부른다. 한 천사에게는 지상에 내려가 지혜로운 영혼들을 모두 모아 고루 떨어뜨리라고, 다른 천사에게는 어리석은 영혼들을 전부 자루에 담아 데려오라고 이른다. 그러나 두 번째 천사가 운반하던 자루가 찢어지면서 그 안에 있던 영혼들이 쏟아져 산 아래로 굴러떨어진다. 그렇게 모인 바보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 마을 헤움이 이뤄진다. 이렇게 모인 바보들은 예상과 달리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루며 이곳을 세상 어느 곳보다 행복한 장소로 만든다.
이런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어리석은 면을 지닌 인간 속성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 담긴 우화들은 그런 어리석은 인간들이 인생에서 부딪히는 고민과 철학적인 문제들을 쉬운 이야기로 풀어놓는다.
연금술사. 356쪽. 1만6천원.



▲ 어느 하루 = 노벨문학상(1934년)을 받은 이탈리아 소설가이자 극작가 루이지 피란델로의 단편소설 9편을 엮은 소설집.
피란델로는 극작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의 유명한 희곡 중에는 기존 단편소설을 개작한 작품이 많다. 그는 생전 250편에 달하는 단편소설을 남겼다. 이탈리아 거장인 타비아니 형제의 영화 '카오스'는 피란델로 단편소설 '또 다른 아들', '달의 저주', '항아리', '"주여, 저들을 편히 쉬게 하옵소서!"', '어머니와의 대화'를 각색한 작품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이 다섯 편 외에도 이 작품들을 한 편 영화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 '미차로의 까마귀'와 '어느 하루'를 함께 묶었다. 제52회 칸영화제 출품작인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의 '유모' 원작인 동명 소설도 수록됐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피란델로 작품을 두루 만나는 책이다.
정경희 옮김. 본북스. 203쪽. 1만2천원.



▲ D.A.F. 드 사드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 = 프랑스문학 번역가 성귀수가 사드(도나시앵 알퐁스 프랑수아 드 사드) 문학을 번역해 소개하는 '사드 전집' 2권으로 출간된 책이다.
사드 대표작이자 '사디즘', '사디스트' 같은 용어가 나오게 된 작품인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를 새롭게 번역했다. 그간 출간된 판본들의 오류를 교정하는 한편, 사드의 강박적 문체와 각종 비속어를 최대한 살렸다고 출판사 측은 말한다.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본문에 풍부한 주석을 넣었고, 프랑스에서 나온 1904년 판본 서문과 1931년 판본 서문을 번역해 실었다.
이 작품은 사드 후작이 1783년 뱅센 감독에서 쓰기 시작해 1785년 말 바스티유 감독에서 완성한 장편소설이다. 애초 폭 11.5㎝, 총 길이 12.1m 두루마리 형태 원고였던 것을 후대에 정리해 책으로 냈다.
"세상이 존재한 이래 가장 불순한 이야기"로 악명 높은 작품으로, 방탕한 귀족 네 명이 숲속 성에 요새를 갖추고서 돈으로 매수한 젊은이들과 온갖 성행위부터 고문에 이르기까지 각종 일탈 행위를 벌이는 이야기다. 소설 속 인물들은 소돔과 같은 이곳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들의 쾌락이 실은 욕망한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음을 알게 된다. 욕망이 충족되면 욕망은 지속할 수 없고, 그러면 욕망은 그 생명력을 잃게 되므로 욕망의 충족은 욕망에 반한다는 논리다.
이 작품은 이후 문학뿐 아니라 철학, 언어학, 심리학, 사회학, 의학, 신학, 예술 등 인간을 논하는 거의 모든 분야 담론에 영향을 끼쳤다. '19세 미만 구독 불가'인 책이다.
536쪽. 워크룸프레스. 2만9천원.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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