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혁개방 40년]② 4차 산업혁명 이끄는 IT기업
마윈의 알리바바 "최대 경쟁자는 미국의 아마존"
'개혁개방 1번지' 선전에는 텐센트·화웨이·비야디 활약
(베이징· 상하이· 선전· 항저우=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하늘 아래 할 수 없는 사업이 없게 하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阿里巴巴)의 왕칭펑 소비자 및 소통 담당 매니저는 지난 25일 중국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시 알리바바 본사에서 회사 설명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왕 매니저는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주한 중국대사관 초청으로 중국을 찾은 한국 기자 및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알리바바는 중국 개혁개방 정책의 최대 수혜자"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알리바바는 중국을 대표하는 IT(정보통신) 기업이자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로 잘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업체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클라우드 컴퓨팅, 물류, 금융, IT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전자화폐 시스템이자 온라인 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는 이제 중국에서 현금 대신 사용하는 '범용화폐'로 자리 잡았다.
왕 매니저는 알리바바가 어떤 기업인지 묻자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라고 답했다.
특정한 사업영역에 머물지 않고 기술과 사회환경 변화에 적응해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는 알리바바의 경쟁자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 최대의 IT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를 꼽았다.
알리바바는 마윈(馬雲) 회장이 1999년 직원 18명으로 창업한 알리바바닷컴이 출발점이다.
알리바바는 창업 이후 중국 개혁개방의 물결에 힘입어 눈부신 성장을 했다.
야오야오 디렉터는 알리바바의 성공 비결에 대해 "사람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윈 회장도 알리바바를 소개하는 책자에서 "1999년 설립자 18명은 나의 아파트에서 언젠가 우리는 수백만 가지의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서비스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꾸었다"면서 "오늘도 우리의 꿈은 같다. 즉 어느 곳에서든 사업하기 쉽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본업인 전자상거래를 넘어 이제 4차 산업혁명의 거의 모든 분야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알리바바는 세계무역기구(WTO)와 협조해 전자상거래 표준을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성장과 함께 중국 남송(南宋)의 고도인 항저우는 이제 중국을 대표하는 IT 산업 중심지로 부상했다.
개혁개방 40년간 저장성의 국내총생산(GDP)은 무려 417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항저우에 알리바바가 있다면 '중국 개혁개방 1번지'인 선전(深천<土+川>)에는 텐센트(騰迅·텅쉰)가 있다.
1998년 설립된 텐센트는 중국 최대의 인터넷 통합 서비스 업체다.
SNS 플랫폼과 디지털 콘텐츠라는 핵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시간 통신수단인 큐큐(QQ), 모바일 SNS 및 통신 수단인 웨이신(微信·We Chat), 인터넷 통신 수단인 텐센트망(QQ.com), 텐센트 게임 등 다양한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정보, 오락,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텐센트의 인터넷 플랫폼을 활용하는 계정 수는 10억 개에 달한다고 한다.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521억 달러로, 아마존(744억 달러), 알파벳(723억 달러)에 이어 세계 3위다.
텐센트의 알리스 예(葉文君) 투자 및 국제 홍보 책임자는 "오늘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평균 나이가 31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기업이다. 고층 빌딩인 회사 본사 건물에 직원들을 위해 조깅코스, 탁구장까지 갖춰 놓고 있다.
증권시보 등 중국언론에 따르면 텐센트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3천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텐센트는 작년 말 직원 수가 4만 4천700여 명으로, 1년 새 6천여 명이 늘었다고 한다.
텐센트를 불과 20년 만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끈 리더는 바로 48세의 마화텅(馬化騰·포니 마) 회장이다.
마화텅 회장은 창의력과 도전을 중시하는 리더십으로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인터넷 기반 메신저인 QQ와 모바일 기반 메신저인 위챗을 통해 확보한 이용자를 토대로 메신저, SNS, 전자상거래, 게임, 검색, 포탈, 핀테크 등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선전에는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華爲)도 있다.
화웨이는 작년 말 기준 925억 달러(약 103조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직원 수가 18만 명에 달하며 170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미국 포천지 선정 세계 글로벌 기업 72위에 올랐다.
1987년 설립된 화웨이는 통신 네트워크, IT, 스마트 단말장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스마트폰과 노트북도 생산하는데, 스마트폰의 사장 점유율은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화웨이 조이 탄 글로벌 미디어 및 커뮤니케이션 총괄사장은 지난 27일 회사를 찾은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화웨이의 성장 동력은 고객중심 가치 시스템"이라면서 "모든 개인, 가정,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지능형 세상을 구현하는 것이 화웨이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밖에 선전에는 세계 제1위의 전기자동차 업체인 비야디(比亞迪. BYD), 세계 최대 드론제조업체인 다장촹신(大疆創新·DJI) 등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들이 있다.
베이징에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바이두(百度)와 '틱톡'으로 알려진 바이트댄스 등도 있다.
2012년 설립된 바이트댄스는 중국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뉴스와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다. 특히 15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틱톡'은 전 세계 이용자가 1억5천만 명에 달한다.
바이트댄스의 진륭화(金龍華) 디렉터는 한국 기자들에게 "AI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IT 기업을 둘러본 아주대 이왕휘 교수는 "중국의 IT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면서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화웨이 등은 미국의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등의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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