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 친노동 행보 주목…양대노총·현장 수시 방문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송철호 울산시장이 시장 취임 이후 한 달여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지역본부를 비롯해 노동단체와 노동자가 있는 현장을 빠짐없이 챙기는 등 친노동 행정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민주화운동 시절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약한 송 시장이 '노동존중 도시 울산을 열어가겠다'는 대표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맞춤형 행보를 펼치는 것으로 보여진다.
송 시장 취임 후 첫 행보는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일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시청 환경미화원 노동자 25명을 만나 시장으로서 첫 점심간담회를 열었다.
힘든 곳에서 일하는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정을 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같은 날 오후에는 조선업 위기를 맞은 현대중공업의 어려움을 나누기 위해 이 회사 노사를 직접 찾았다.
취임 첫날부터 울산 최대 현안이기도 한 조선산업 위기 극복과 고용안정 방안을 모색해보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송 시장은 이날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홍두선 일자리위원회 총괄기획관, 박원주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김형광 고용노동부 지역산업 고용정책과장 등 중앙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현대중을 방문해 강환구 사장과 박근태 노조위원장(지부장) 등 노사대표를 만났다.
그는 현대중 해양사업 야드의 가동 중단 방침 이후 나타나고 있는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목소리를 청취했다. 송 시장의 핵심 공약이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송 시장은 이 자리서 "현재의 일자리를 유지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사가 서로 이해하고 상생해야 한다"며 "시와 정부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도와주겠다"고 강조했다.
송 시장은 또 지난 5일에는 울산시청 공무원노동조합 사무실을 찾아 빈순옥 노조위원장 등 노조간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9일에는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를 방문했다. 보수 성향의 지방정부 시절 시장이 민노총 사무실을 방문하는 사례는 거의 없어 이례적으로 여겨졌다.
송 시장은 윤한섭 민노총 울산본부장, 김낙욱 건설노조울산건설기계지부장, 이문세 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장, 도상열 전교조 울산지부장, 우봉석 공무원노조 울산본부장, 이장우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장, 서진상 화학섬유연맹 울산본부장, 김선진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울산지부장, 차정화 민주일반연맹 울산본부장 등 민노총 소속 노동단체 대표를 한자리에서 모두 만났다.
또 11일에는 현대중에 이어 다시 무림P&P 울산공장을 찾아 노사 관계자에게서 기업 현안을 듣고 생산현장을 둘러봤다.
송 시장은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달라"고 기업에 당부했다.
13일에는 양대노총 중 하나인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의 이준희 의장을 만나 노사정 위원회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송 시장은 "노동계를 대표하는 양대 노총은 울산 시정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 24일에는 전공노 울산본부 임원진을 면담하거나 환경미화원 노조 정기총회에 참석하는 등 노동계와 만남을 줄기차게 이어갔다.
송 시장은 또 27일에는 현대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이 타결되자 곧바로 "노사가 어려운 과정을 거쳐 합의를 끌어냈다"며 "이번 교섭에서 보여준 용기 있는 결단은 미래를 향한 상생의 첫 발걸음이 되기를 기원한다"는 입장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아직 협상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사에 대해서는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점을 찾아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송 시장은 '노동존중 도시 울산'을 위해 7가지 약속을 했다.
노동과 일자리 협치인 울산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칭) 구성, 울산시 노동인권센터 설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공무직화, 52시간 근무시간 시행, 초중고 노동교육 의무화,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 공무원노조와 상시 대화 등이다.
송 시장의 남다른 '노동존중 행보'가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약 이행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지 주목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31일 "울산시는 앞으로 지역 노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협력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아울러 새로운 노동 거버넌스(협치)를 위해 노동현장을 적극적으로 방문하는 등 노사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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