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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된 미군유해 신원 어떻게 밝히나…X레이부터 DNA검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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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된 미군유해 신원 어떻게 밝히나…X레이부터 DNA검사까지
'몸속의 지문' 쇄골·인식표·뼈대·군복조각·인척 유전자 대조
짧게 사흘부터 길게 수십년까지…북한 유해송환에 가족들 희망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한국전쟁 때 숨진 미군의 유해는 송환과 함께 신원확인 절차에 들어간다.
사망한 지 60년이 넘었고 생존자들의 기억으로부터도 점점 멀어져 가는 이들 병사가 누구인지는 도대체 어떻게 밝히는 것일까.
28일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북한에서 송환한 미군의 유해는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의 하와이 연구소로 옮겨진다.
DPAA는 전 세계에서 일어난 과거의 전쟁에서 실종됐거나 포로로 잡힌 것으로 등재된 이들을 수습하는 역할을 하는 미국 국방부 내 기관이다.
신원 확인은 여러 계통의 증거를 조합해 이뤄지는데 시간이 꽤 걸리고 때로 수십 년이 지나도 마무리되지 않는 때도 있다.
일단 단서가 되는 것들은 모두 연구 대상이다.
유해와 함께 발견된 목걸이 인식표는 물론이고 심지어 옷조각도 군복에 쓰인 섬유 조직을 파악해 추론을 이어가는 데 유용할 수 있다.
실종자의 치과 진료 기록과 대조할 수 있는 치아, 키를 추정할 수 있는 여러 뼈, 과거 결핵 검사를 위해 찍은 X-레이와 맞춰볼 수 있는 쇄골도 점검 대상이다.
유전자(DNA) 검사가 필요하면 하와이 연구소는 델라웨어 주 도버 공군기지에 있는 연구소로 샘플을 보낸다.
도버 연구소를 감독하는 국방부 DNA 작전단의 티머시 맥마혼은 치아 또는 새끼손가락 끝 마디 정도의 작은 뼈도 표본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표본은 오염된 표면을 제거하기 위해 사포로 닦고 베이비파우더 수준으로 잘게 갈아 분석을 위한 DNA를 남기는 물질로 용해한다.



이렇게 뽑아내는 DNA 정보는 생존한 실종자의 가족, 친척들의 샘플과 비교된다.미군은 전쟁에서 실종된 이들의 가족, 친척들로부터 DNA를 1992년부터 수집해왔다.
맥마혼은 한국전쟁이 끝날 시점에 실종자 명부에 등재된 미군 병사 8천100명 중 92% 정도에 대해 가족과 친척의 DNA를 모았다고 밝혔다.
미확인 유해와 실종자 인척의 DNA에서 혈통이 같다는 것을 알려주는 공통된 DNA 정보를 찾는 게 작업의 목표다.
연구자들은 다각도로 DNA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부계, 모계, 또는 두 쪽 모두로 유전된 고유색을 찾을 수 있다.
맥마혼은 "실종자의 친척인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아주 먼 자손과 유해의 관계를 밝힌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일단 그런 관계가 확인되면 연구소는 유해와 특정인의 관계가 뭔지 추정한 결과를 하와이에 있는 연구소로 돌려보낸다.
하와이 연구소는 유전자 비교결과와 다른 증거들을 조합해 신원확인을 마무리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맥마혼은 "모두가 함께 일하고 있다"며 "우리는 신원을 확인하는 한 바퀴에 속한 하나의 바퀴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찰스 피리처드 DPAA 대변인은 작년 10월 1일 이후 하와이 연구소가 한국전쟁 실종자 25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전 12개월 동안에도 한국전 참전자의 유해 42구의 신원이 확인됐고 일부는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보고되기도 했다.
DPAA는 한국전쟁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이라크 걸프전에서 발견된 유해들까지도 다루고 있다.



신원확인의 시간은 짧게는 며칠,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프리처드는 쇄골의 고유 형태가 X-레이 자료와 맞아 떨어지면 사흘 만에 마무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빗장뼈로 불리는 쇄골은 평생 밀도나 모양이 고스란히 유지되는 데다가 사람마다 고유한 특색이 있어 '몸속의 다른 지문'으로 불린다.
프리처드는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송환된 유해 가운데 아직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것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에는 북한의 미군유해 송환에 희망을 걸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있다.
애리조나 주에 사는 잰 커랜(70)은 해군 비행사이던 아버지 찰스 개리슨 중위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개리슨 중위는 1951년 5월 한반도 상공에서 격추된 뒤 포로로 잡혀있다가 숨졌는데 유해가 확인되지 않았다.
커랜은 부친을 좋은 묘지에 모셔 효녀 역할을 다하려고 수십 개 실종자 가족모임에 참여하는 등 수십 년간 노력을 쏟아왔다.
그는 "아버지를 찾을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희망하는 수밖에 다른 길은 없다"며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아버지를 모셔오지 못한 게 아직도 괴롭다는 사실이 참 놀랍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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