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소방서 대원들, 원격 CCTV로 대피 경로·동선 파악하는 기술 제안

(고흥=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화재로 연기에 휩싸인 건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내부로 뛰어든 소방관들은 어떻게 골든타임인 '5분' 내에 인명구조를 완수할 수 있을까.
현직 소방관들이 불이 난 건물 내부 구조를 미리 살펴보고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도록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나섰다.
전남 고흥소방서 구천회 소방정과 김창수 소방령, 한만조 소방경, 배철웅 소방위, 양재훈 소방장, 이훈일·장영윤 소방교, 이승준 소방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다음 달 열리는 119 소방정책콘퍼런스에 전남 대표로 출전하면서 평소 현장에서 '요구조자가 어디로 나가고 대피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으면 1분 1초라도 아낄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했던 절박한 경험을 공유했다.
이들 소방관은 "불이 나면 일산화탄소를 크게 두 번만 마셔도 정신을 잃는다. 게다가 통상 화재 발생 후 5분이 지나면 연소 확산 속도와 피해 면적이 급격히 늘어 구조 시간을 단축할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소방대원들은 통상 사고 주소지 등 기본적인 정보만 가지고 화재나 사고 현장에 출동한다.
따라서 건물 내 요구조자 위치나 동선을 알지 못해 내부 진입과 구조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사물인터넷을 떠올리게 됐다.
사물인터넷은 모든 사물을 인터넷에 연결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기능을 발휘하는 기술이다.
CCTV뿐 아니라 로봇 청소기나 온도조절기, 밥솥, 세탁기, 조명 등을 외부에서 원격으로 제어·감시할 수 있다.
이들 소방관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출동과 동시에 건물 내부 감시 시스템에 연결해 건물 구조와 요구조자 동선을 파악할 수 있어 구조 속도와 안전성을 향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일 3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화재 진화 훈련을 수행 했다.
기존과 같이 특정 건물에 불이 났다는 정보만 가지고 인명구조를 했을 때는 4분 50초가 소요됐으며 신고자가 알려준 요구조자 위치가 잘못돼 재수색이 필요했던 상황에서는 6분 53초가 걸렸다.

반면 소방서 상황실에서 건물 내부와 인근의 가용 가능한 CCTV들을 연결해 사람들이 이동한 방향을 확인하고 현장 대원들을 지휘한 상황에서는 2분 30초 만에 구조를 완료할 수 있었다.
낮 기온이 35∼36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옷을 5겹 껴입는 것과 마찬가지인 방화복을 입어야 했지만 동료들 모두 한뜻으로 훈련에 동참했다.
이들 소방관은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과 사물인터넷 관리 업체들의 협조가 중요하다. 아직 다듬어야 할 점이 많지만, 대형 인명피해를 예방하고 현장 안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입을 모았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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