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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시카고거래소 회장, 이혼위자료 피하다 10주째 철창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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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시카고거래소 회장, 이혼위자료 피하다 10주째 철창신세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한때 미국의 양대 선물거래소를 진두지휘했던 거물급 경제인이 200억원대 이혼 위자료를 피해다니다 철창에 갇힌 신세가 됐다.
26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전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 회장 패트릭 아버(81)가 이혼소송에 휘말려 10주째 시카고 시내 쿡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있다.
두번째 부인 앙트와네트 비질랜티(60)와 6년째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버 전 회장은 지난 5월 말 매사추세츠 주 보스톤 국제공항에서 이탈리아 로마로 출국하려다 체포돼 쿡 카운티 가정법원에 인도됐다.
마리온 맥코프 판사는 아버 전 회장이 법원 출석 요구와 자료 제출 명령 등을 거듭 무시했다며 법정 모독 혐의 등을 적용, 구속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맥코프 판사는 아버 전 회장 보석금으로 140만 달러(약 15억 원)를 책정하고 수감 명령을 내렸다.
변호인단은 아버 전 회장이 심장질환을 앓고 있고 항암치료가 필요하다며 보석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어 수감 상태에서는 현금에 접근할 수 없다면서 보석금을 낮춰달라고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판사는 "아버 전 회장이 수감돼 있는 한, 소재 파악에 애를 먹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열린 심리에서 변호인단은 '채무자의 감옥'이 돼버렸다고 주장했으나, 판사는 "채무자의 감옥은 돈이 없어서 갚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고, 아버 전 회장은 돈을 갖고도 갚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일리노이 주 항소법원에 보석 허용을 촉구하는 긴급 청원을 냈으나 기각됐다.
맥코프 판사는 31일 심리에서 석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아버 전 회장과 17년간 결혼생활을 한 비질랜티는 지난 2012년 쿡 카운티 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맥코프 판사는 2013년 아버 전 회장에게 위자료 1천800만 달러(약 200억 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아버 전 회장은 의무를 회피했고, 법원 호출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는 이탈리아로 이주해 국적을 취득했다고 밝혔으며, 재산 일부를 해외 계좌로 옮기고 시카고 도심의 주거용 건물과 고급 자동차 등의 명의를 첫 부인이 낳은 자녀 앞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 전 회장은 1898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선물거래소 CBOT 회장(1993~1999)으로 재직하면서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와의 합병을 처음 추진했다. CBOT와 CME는 2007년 합병을 통해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 CME그룹으로 재탄생했다.
그는 CBOT 회장에서 물러난 후 무역사업체를 운영하다 2010년 일리노이 부주지사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 정계 진출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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