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中 잇단 압력에 "중국이 힘으로 국제질서에 도전"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대만 표기법 등을 둘러싼 잇따른 중국의 압력에 "중국이 힘으로 기존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6일 대만 자유시보와 중국시보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타이베이에서 열린 한 안보포럼에 참석, "중국이 최근 '샤프파워'(sharp power)와 경제력으로 세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기존 국제질서와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샤프파워란 군사력이나 경제력 같은 하드파워나 문화의 힘을 통한 소프트 파워와 달리 자신의 이익침해에 회유와 협박, 여론 조작 등을 통해 비밀스럽게 행사하는 영향력을 가리킨다.
차이 총통은 최근 중국의 대(對) 대만 압박이 잦아지고 있다며 일방적인 대만해협 신규 항공노선 설정, 중국 군용기의 대만 우회 비행, 다국적 기업에 대한 대만표기 수정 요구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지난 24일에는 대만 타이중(台中)시가 유치한 제1회 동아시안 유스게임 개최권까지 박탈됐다.
그는 이에 대해 "중국의 압력은 세계로 나아가는 대만의 결심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신남향 정책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의 협력 및 연계를 늘리는 것을 포함해 이념적으로 가까운 국가들과 협력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대만은 줄곧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현상을 유지하고 이념이 가까운 국가들과 협력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을 확보하고자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전날 밤 페이스북 계정에 동아시안 유스게임 개최 취소 결정을 재차 언급하며 "중국의 방식은 올림픽 정신을 위배한 것으로 우리는 굴복하지 않고 절대 받아들일 수도 없다"고 했다.
대만 외교부는 전날 미국 3개 항공사까지 중국 압력에 굴복해 웹사이트의 대만 관련 표기를 수정한 데 대해 성명을 내고 "대만은 대만이다. 대만은 중국의 정치적 관할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정치적 요인으로 민간 상업행위와 국제기업의 운영에 개입하는 방식은 가장 엄중한 견책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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