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쇳물과 사투' 제철소 직원 "힘들지만 고로 멈출수 없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더위 잊으며 철강제품 생산에 여념
(당진=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제철소에서 일하는 우리도 요즘과 같은 폭염 속에서 일하기가 더없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고로를 멈출 수는 없지 않나요?"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린 25일 오후 충남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3공장에서 만난 김정민(30·고로2부) 씨는 '더운 날씨에 작업하는 게 어렵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마에 맺힌 땀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이렇게 말했다.
홍보실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고로3공장으로 들어서니 매캐한 냄새와 함께 열기가 온몸을 감쌌다. 여기저기 흘러가는 쇳물을 보면서 긴장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날 당진지역의 한낮 최고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등 폭염이 맹위를 떨쳤다.
공장 안 곳곳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업대기실과 주상 운전실에는 에어컨이 시원하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문을 열고 나서면 주상(작업장) 안 기온은 50도를 웃돌았다.
고로가 있는 주상 철판 발아래에는 분출된 용암이 흘러가듯 시뻘건 슬러지 쇳물이 용틀임 하듯이 흘러가고 있었다.
주상 운전실에서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김씨가 방열복을 입고 고로로 향했다.
고로의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나선 것이다.
고로에선 1천500도가 넘는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방열복을 입고도 뜨거움을 느껴 채 5분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김씨에게 일상이 돼 버렸다.
하루 8시간 일하는 동안 기본적인 기계점검이나 쇳물을 고로에서 빼내는 출선작업 등을 위해 수시로 고로와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잠깐 동안 일을 마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다.
대학졸업 후 입사해 8년 동안 쭉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김씨는 "이곳에서는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덥다고 해서 게으름을 피우거나 한눈을 팔 수가 없다"며 "긴장 속에서 일하다 보면 근무시간이 금세 지나간다"고 말했다.
당진제철소는 작업자들을 위해 대기실에 제빙기를 설치해 놓고 있다. 여름철에는 아이스크림도 제공하고, 많은 땀을 흘리는 작업자들을 위해 소금도 비치해 놓고 있다.
이승희 홍보팀장은 "고로에서는 업무 특성상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6명이 1조로 근무를 하고 있다"며 "어려운 환경이지만 제철소 직원들도 폭염을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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