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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공정 논리 깨려면 북방사 연구 강화해야"
김도형 동북아재단 이사장 "연구소 2개, 센터 1개 신설"
"역사적 사실 집약한 한민족역사문화지도 제작 추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반도 북쪽 지역 역사인 북방사 연구에 중국 동북공정 논리를 깰 답이 있습니다. 이곳에 살던 흉노, 돌궐, 거란은 한족 중심의 중국에 포함되지 않았고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지녔다는 사실을 부각해야 합니다."
동북아시아 역사 갈등 해소를 위한 연구 진흥과 정책 개발을 위해 설립된 동북아역사재단 김도형 이사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고조선, 고구려, 발해 연구만으로는 동북공정을 넘어설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은 "북방 지역에 뿌리를 내린 민족 중에 국가를 세운 몽골을 제외한 다른 민족은 자체적으로 역사 연구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북방 민족의 시각을 담은 북방사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 출신인 김 이사장은 중국이 자국 영토 안에서 벌어진 일을 자국 역사에 편입하려 한 동북공정(東北工程)에 기인한 상고사와 고대사 문제, 일본군 위안부와 독도 문제를 재단 주요 현안으로 꼽고 설립 취지에 맞게 역사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정권에서 재단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관여한 데 대해 "주어진 임무에서 벗어난 일을 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지 않고 연구기관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김 이사장은 동아시아에서 이미 불거진 문제뿐만 아니라 언제든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는 사안까지 포함해 중장기적으로 연구할 과제 20개를 선정했다.
아울러 조직을 개편해 한중관계연구소, 한일관계연구소, 독도연구소에 북방사, 동북아 국제관계와 화해 문제를 다룰 연구소 2개를 추가로 신설하고, 한일관계연구소 안에 일본군 위안부센터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북아 국제관계와 화해 연구소(가칭)는 일국(一國) 중심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를 조망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연구해 동아시아 화해를 모색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 이사장은 일본군 위안부 센터에 대해 "한일 간 외교 사안이지만 연구를 통해 명확히 할 부분이 있다"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연구할 인력을 충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14일이면 창립 10주년을 맞는 독도연구소는 새로운 사료를 발굴해 정리하고 목록화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려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나온 독도에 관한 자료를 집대성해야 합니다. 학자들에게 독도 자료는 우리 재단에 다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 역시 자료에 달렸다고 봅니다."



김 이사장은 내년에 100주년이 되는 3·1 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실마리를 찾는 작업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중근 의사는 동양평화론을 주장했고, 임시정부는 민주와 공화를 내세웠다"며 "유럽에서 제국주의를 허문 공화라는 개념이 어떻게 발전하고 평화운동과 연결됐는지 살펴보는 학술대회를 내년에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기관에 제작을 맡겼으나 출판 불가 판정을 받은 동북아역사지도는 한민족역사문화지도로 바꿔 추진하고 싶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김 이사장은 "동북아시아 전체를 담지 않고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 일부를 포함하는 역사지도가 효율적일 수 있다"며 "이미 많은 기관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역사지도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학계에서 논란이 있는 상고사와 고대사 지도는 다양한 견해를 글로 서술하고, 국경을 긋는 대신 유적 분포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역사 연구와 정책 개발에 주력하지만, 동아시아 학자와 교사 사이에 대화와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것도 주된 임무다.
"중국, 일본과 대화의 끈을 놓으면 안 됩니다. 만나서 대화해야만 갈등을 줄이고 화해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역사학과 정치학 전공자 20명으로 각각 구성된 한일 포럼과 한중 포럼을 2년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재단이 개입하지 않고 학자들이 자율적으로 발표하고 토론하면 성과가 나오리라고 봅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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