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불펜 등판에도 '흔들'…두산 장원준 어쩌나
불펜 전환 뒤 첫 등판에서 볼넷만 내주고 교체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선두를 질주하는 두산 베어스에도 걱정이 없을 수는 없다.
그중 하나는 좀처럼 부진 탈출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베테랑 좌완 투수 장원준(33)이다.
2015년 FA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그는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연달아 받아온다.
시즌 14번의 선발 등판에서 61이닝을 소화해 3승 6패 평균자책점 10.48에 그친다.
퀄리티스타트는 단 2번뿐이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에 빛나는 현역 최고의 좌완 투수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다.
장원준은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2이닝 7실점으로 다시 무너진 뒤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미 2군에도 다녀왔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고, 김태형 감독은 그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첫 불펜 등판에서도 불안했다.
24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1-2로 뒤진 7회말 1사 1, 2루에 등판한 그는 한동민을 상대로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불펜에서 던지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그는 1구부터 3구까지 연달아 볼을 던져 위기를 자초했다.
4구와 5구는 스트라이크 존에 넣었지만, 다시 6구가 볼이 됐다.
한동민은 방망이 한 번 휘두르지 않고 1루를 밟았다.
1사 만루에서 두산 벤치는 장원준을 내리고 김강률을 투입했다. 김강률이 제이미 로맥을 병살타로 처리해 장원준의 자책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장원준의 구원 등판은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2011년 9월 30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 이후 2천489일 만이다.
그러나 당시 장원준은 선발투수로 활약하고 있었다.
앞서 등판한 라이언 사도스키가 1⅔이닝 3실점으로 흔들리자 마운드를 이어받아 7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15승째를 거뒀다.
사실상 선발 등판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장원준의 순수한 구원 등판으로 한정하면 2007년 9월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⅓이닝 무실점) 이후 3천951일 만이다.
장원준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두산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불펜에서 다시 기회를 잡은 그에게 남은 기회는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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