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檢합동수사기구 구성…기무사 계엄문건·세월호사찰 수사 박차
1999년 병무비리·2014년 방위사업비리 이어 세 번째 한배 탔다
국방부 특별수사단장·서울중앙지검 2차장 공동본부장 가능성
특별수사단은 현역, 검찰은 조현천·한민구 등 예비역 집중 수사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김계연 기자 =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과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에 대해 국방부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과 서울중앙지검이 '군·검 합동수사기구'(가칭)를 구성한다.
국방부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법무부와 협의해 "기무사의 세월호 민간인 사찰 의혹과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 관련 의혹'에 대해 군·검 합동수사기구를 구성해 공동으로 수사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 결정은 기무사 문건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의 중대성과 민간인도 주요 수사대상자로서 민간 검찰과의 공조 필요성을 고려한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군 특별수사단장(전익수 공군 대령)과 민간 검찰을 공동본부장으로 하는 군·검 합동수사기구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측 공동본부장은 시민단체 고발로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의 박찬호 2차장이 맡을 가능성이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전날 긴급회동을 통해 기무사 계엄령 문건 의혹 수사를 위한 군·검 합동수사기구 구성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17년 3월경 기무사가 계엄을 구체적으로 준비했다는 문건이 발견되는 등 의혹이 확산하고 있어 이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 발견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고, 주요사건 관련자가 민간인인 점에서 검찰과 군 특별수사단 간 합동수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검찰과 군 검찰은 검·군 합동수사기구 구성을 위한 협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군·검 합동수사기구의 구성은 1999년 병무 비리 합동수사, 2014년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에 이어 세 번째다.
국방부 당국자는 "오늘부터 군·검 합동수사기구 구성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간다"며 "합동수사기구의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고, 같은 사무실을 쓸 것인지 아니면 인력 파견을 받을 것인지 등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1999년 병무비리 합동수사 때는 사무실을 따로 쓰면서 중간중간에 협의했고 수사결과를 함께 발표했다"며 "2014년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 때는 서울중앙지검 사무실을 함께 사용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서울중앙지검에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국방부 특별수사단에 검사를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민간 검찰 쪽에서 난색을 보여 1999년 병무비리 합동수사 때처럼 사무실을 따로 쓰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다른 당국자는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공조수사를 하면서 수사결과 발표는 함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군·검 합동수사기구 구성을 결정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구성된 특수단만으로는 기무사 계엄령 문건 수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수단은 현역 군인과 군무원에 대해서는 수사할 수 있지만, 민간인에 대해선 참고인 조사만 가능하다. 민간인이 참고인 조사를 거부하면 강제구인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군·검 합동수사기구가 출범하면 특수단은 현직 기무사 실무자와 고위직에 대한 수사에 전념하고, 민간인이 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 기무사 문건 의혹의 중심 인물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이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무사 계엄령 문건 '군ㆍ검 합동수사본부' 출범…국방부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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