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무가베' 관록이냐, 패기냐…짐바브웨 대선열기 후끈
현 대통령 음낭가과·야당대표 차미사 혼전 양상
젊은층 투표율이 관건…30일에 과반득표자 없으면 9월 결선투표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남부의 짐바브웨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열기로 뜨겁다.
오는 30일(현지시간) 치러질 짐바브웨 대선은 37년간 장기집권했던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작년 11월 퇴진한 이후 첫번째 선거다.
'포스트 무가베 시대'를 여는 분수령으로 선거가 민주적으로 치러질지, 누가 당선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무려 23명의 후보가 나선 선거는 에머슨 음낭가과(76) 현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 넬슨 차미사(40) 민주변화동맹(MDC) 대표의 2파전으로 굳어졌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차미사 대표가 최근 기세를 올리면서 선거 판도가 혼전 양상이다.
아프리카 연구조사기관 '아프로바로미터'가 지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낭가과 대통령을 지지한 응답자는 40%이고 차미사 대표의 지지율은 37%다.
두 후보의 격차는 3% 포인트에 불과하고 응답자 중 20%는 지지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차미사 대표는 도시에서, 음낭가과 대통령은 지방에서 각각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산전수전 다 겪은 관록의 정치인이다.
작년 11월 초 갑자기 부통령에서 해임된 뒤 해외로 도피했다가 무가베가 사임한 뒤 귀국해 임시 대통령에 올랐다.
당시 무가베는 자신의 아내인 그레이스 무가베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고 시도하다가 군부 쿠데타로 권좌에서 밀려났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무가베 집권 시절 부통령과 보안·법무·국방장관 등 요직을 거쳤다.
과거 과격하고 빈틈없는 태도로 '악어'라는 별명을 얻었고 집권여당인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과 군부의 지지가 탄탄하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취임 후 선거를 민주적으로 치르고 경제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해왔다.
과거 독재정치를 해온 무가베와 차별화하려는 행보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지난 21일에는 집회 연설에서 백인들의 토지를 빼앗지 않고 인종차별 정책은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음낭가과에 맞설 차미사는 올해 2월 모건 창기라이 MDC 대표가 숨진 뒤 야권을 이끌 젊은 지도자로 떠올랐다.
MDC 대변인을 지냈고 2009∼2013년에는 정보통신장관으로 내각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는 달변에 카리스마를 지닌 정치인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차미사는 경제난 등 집권당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젊은층의 투표율을 짐바브웨 대선의 중요 변수로 분석했다.
짐바브웨 국민의 절반 이상이 25세 미만이고 등록 유권자 중 43.5%가 35세 미만이다.
이달 30일 열리는 대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오는 9월 8일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