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우윳값 최소 50원 오른다…식품 '인상 도미노' 우려
원유 수매가격 5년 만에 ℓ당 4원 올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다음 달부터 시중에 판매되는 우유 가격이 최소 50원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돼 아이스크림, 빵, 커피 등 식품업계 전반에서 '도미노 인상'이 우려된다.
22일 낙농업계에 따르면 낙농협회와 유가공협회는 20일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 회의를 열고 다음 달 1일부터 수매가격을 ℓ당 지난해 922원에서 4원 오른 926원으로 결정했다.
원유가격 인상은 2013년 원유가격 연동제가 시행된 이래 처음으로, 2014∼2015년과 지난해에는 동결했고 2016년에는 18원 내린 바 있다.
유가공협회 관계자는 "ℓ당 4원 인상에 합의한 것이 맞다"며 "24일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열고 현재 가격 체계 문제나 낙농업계의 문제를 두루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4일 이사회에서는 합의된 내용을 보고하고, 낙농제도개선 소위원회를 꾸려 현행 원유 가격 연동제의 문제와 가격 결정 체계의 문제점 등 낙농 산업 전반을 논의하는 방안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이 위원회는 생산자, 수요자, 정부 등이 참여해 1년 동안 운영된다"고 덧붙였다.
수매가격은 낙농진흥회가 각 농가로부터 사들이는 가격으로,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각종 우유 제품의 '원가 기준' 역할을 한다. 이 가격이 오르게 되면 소비자가 사 먹는 완제품 우유 가격도 자연스레 올라가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흰 우유 가격이 ℓ당 50∼70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원가 사정을 고려하면 우유 가격을 최소 50원 이상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업계 1위인 서울우유 역시 낙농진흥회 소속은 아니지만, 진흥회 가격을 준용하기 때문에 함께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유 가격 인상은 우유를 이용하는 치즈·버터 등 유제품을 비롯해 빵, 라테 등 커피, 아이스크림, 분유 등 다양한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 요인이 된다.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커피숍에서 우유를 쓰는 제품이 많다. 대표적으로 라테는 우유에 에스프레소 한 샷을 추가하는 정도"라며 "이 때문에 우유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 인상 요인이 분명하게 생긴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이야기가 20일 밤부터 갑자기 나와 이제 논의를 해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제품 가격 인상을 운운하기에는 시기가 빠르다"라고 덧붙였다.
한 대형 제빵업계 관계자는 "수입 우유나 분말화된 제품 등도 있기 때문에 우윳값 인상이 당장 빵 가격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케이크 등 우유가 많이 쓰이는 제품이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 우유 가격이 오르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단기간에 제품 가격을 함께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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