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3관왕 래퍼 챈스더래퍼, 인터넷 언론사주 변신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힙합계 '블루칩' 챈스더래퍼(25)가 인터넷 언론사 사주로 변신했다.
지난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비롯 3개 부문에서 수상하고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챈스더래퍼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역뉴스 전문 사이트 '시카고이스트'(Chicagoist) 인수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챈스더래퍼는 "시카고 뉴스·이벤트·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시카고이스트' 운영을 재개할 수 있게 돼 몹시 기쁘다"면서 "다양한 의견 및 콘텐트 확보에 초점을 둔 독립 미디어 아웃렛을 지역사회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챈스더래퍼는 앞서 전날밤 공개한 4곡의 신곡 가운데 '내게 보안이 필요할 지 몰라"(I Might Need Security)라는 제목의 노래에 "시카고이스트를 샀어. 너같은 인종주의자를 업계에서 몰아내기 위해"라는 가사를 넣어 관심을 모았다.
시카고이스트는 2003년 뉴욕에 설립된 '고다미스트'(Gothamist LLC)의 인터넷 뉴스 사이트 중 하나로, 현재 운영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미 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 구단의 실소유주인 억만장자 투자사업가 조 리케츠(76)가 작년 초 인수했으나 작년 11월 뉴욕 편집국 기자들이 노조 설립 결정을 내리자 전격적으로 사업을 접었다.
챈스더래퍼는 최근 설립한 사업체 '소셜 미디어 LLC'(Social Media LLC)를 통해 뉴욕 공영라디오 WNYC로부터 시카고이스트를 인수했다. 소셜미디어LLC는 지역 탐사보도 활성화와 다양성 제고, 유색인종 목소리 대변 등을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WNYC가 지난 2월 리케츠로부터 고다미스트를 인수하면서 시카고이스트 소유권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뉴욕 공영라디오 최고경영자(CEO) 로라 워커는 "시카고이스트가 시카고 주민 손에 돌아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역 저널리즘과 공동체 강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리뷴은 "챈스더래퍼는 시카고이스트의 기록물과 인터넷 도메인, 소셜미디어 채널 등에 대한 권리를 모두 갖는다"며 "인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카고 남부 흑인 중산층 가정 출신 챈스더래퍼는 시카고 공교육 발전 기금으로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쾌척하는 등 지역사회 행사에 적극 참여하면서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힙합 스타가 뉴스 논평 사이트를 인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했다.
한편, 고다미스트는 뉴욕의 속칭 '고담'에 사람을 나타내는 '이스트'를 붙여 만든 말로, 시카고에서는 '시카고이스트', 로스앤젤레스에서는 'LA이스트'(LAist), 워싱턴DC에서는 '디씨스트'(DCist) 등으로 발행됐다. 고다미스트는 WNYC가 인수한 후 운영을 재개한 상태이고, LA이스트는 서던캘리포니아 공영 라디오 KPCC에 디씨스트는 워싱턴DC 공영라디오 WAMU에 각각 매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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