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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데이터를 철학하다·블랙 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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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데이터를 철학하다·블랙 에지
기본소득·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촛불민중혁명사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 데이터를 철학하다 = 장석권 지음.
IT 이론·정책 전문가인 장석권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가 빅데이터, 인공지능 시대 핵심 자산인 데이터에 대한 인간 중심 담론을 제시한다.



데이터는 선사시대 인류가 자연 현상과 동식물을 관찰하고 기록할 때부터 인간과 함께했으며, 인간은 데이터의 기록자이자 주인이었다. 그러나 데이터가 문명의 전면에 나서게 된 오늘날 인간이 소외되고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책은 빅데이터, 알고리즘, 인공지능의 틈바구니에서 살아가야 할 인간이 데이터를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시나리오를 다양한 이론과 분석을 통해 모색한다.
저자는 먼저 객관적 데이터의 신화를 깨뜨린다. 데이터는 시대에 따라 정의와 범위가 달랐고 관찰자의 관점과 목적에 따라 내용이 바뀌거나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를 가치 있는 정보로 가공하기 위해선 내가 누구이며 어떤 입장에서 무엇을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려는지 관점과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인간 지능의 실체를 탐구하고 인공지능의 발전과 더불어 펼쳐질 수 있는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흐름출판 펴냄. 404쪽. 1만6천원.



▲ 블랙 에지 = 실라 코하카 지음. 윤태경 옮김.
미국 억만장자이자 월가의 전설적인 트레이더인 스티븐 코언의 검은 거래에 대한 수사를 통해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모호한 회색 지대에서 자행되는 월가 비리를 조명한다.
3조달러가 넘는 자금을 운용 중인 헤지펀드들은 경쟁이 극심해 트레이더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교 우위의 정보인 에지(edge)를 얻으려 한다. '블랙 에지(black edge)'는 불법적인 내부정보를 가리키는 은어다.
코언은 1992년 설립한 헤지펀드 회사인 SAC캐피털를 통해 20년 동안 연평균 30%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해 15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제국을 건설한다.
하지만 월가 주변에서 코언이 수상하다는 소문이 돌고, 미 연방수사국(FBI), 연방 검찰, 증권거래위원회(SEC)는 7년간 비밀리에 코언의 불법 거래를 추적한다.
수사 결과 코언 휘하 트레이더 10명을 기소해 유죄 판결을 받아내지만, 코언을 법정에 세우지는 못한다. 다만 잘못된 기업문화와 직원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18억달러의 벌금과 제재금을 물린다.
저자는 전직 헤지펀드 애널리스트이자 미국 시사주간지 '뉴요커' 기자다.
캐피털북스 펴냄. 496쪽. 2만3천원.



▲ 기본소득 = 가이 스탠딩 지음. 안효상 옮김.
기본소득 운동의 기수로 평가받는 가이 스탠딩 영국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대(SOAS) 교수가 일과 삶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기본소득의 의미와 효용성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저자는 기본소득에 대한 주요 반대논리를 13가지로 압축한 뒤 이를 단순하고 명료한 논리로 반박한다.
그중 하나는 빈민만이 아니라 빌 게이츠 같은 부자에게도 돈을 나눠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반대논리다.
이에 대해 저자는 사회적 부는 과거 세대의 노력과 성취에서 물려받은 것이기 때문에 권리로서 모든 시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이 모두에게 똑같이 지급되더라도 가난한 사람에게는 값어치가 훨씬 크고, 빈민을 선별하기 위한 기존 복지제도의 행정비용을 감안하면 경제적이라고 답한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은 제대로 된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일을 이끌 수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며 "한국은 제도적으로 훨씬 더 발전한 나라이며, 보편주의적 사회보장의 전통이 있고, 제대로 된 기본소득을 도입할 경제적 수단이 있다"고 밝혔다.
창비 펴냄. 412쪽. 2만원.



▲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 진천규 글·사진.
한국인 최초의 평양 순회 특파원으로 활동한 재미언론인 진천규 기자가 작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네 차례 단독 방북 취재를 통해 포착한 북한의 모습을 사진과 글로 소개한다.
진 기자의 방북 취재는 2010년 천안함 사건 직후 한국 정부가 취한 대북제재 조치인 5.24 조치 이후 처음이다. 평양은 물론 원산, 마식령스키장, 묘향산, 남포, 서해갑문 등을 돌아보고 지난 10여 년간 베일에 가린 북한의 변화상을 생생하게 전한다.
평양냉면 붐을 일으킨 평양 옥류관 주방, 려명거리 73층 아파트 내부, 주체사상탑 전망대에서 찍은 평양 시내 야경, 단둥-평양 국제여객열차에서 찍은 평안도 평야지대 추수 장면, 실제 평양지도 등을 처음 공개한다.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 기자로 합류해 판문점 출입 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1992년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과 2000년 6.15 정상회담 취재차 평양을 방문했다. 6.15 공동선언 때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웃으며 손을 잡고 들어 올리는 사진을 찍었다.
저자는 "17년 만에 다시 평양의 첫인상은 '놀라움'이었다"고 소회를 밝힌다.
"북녘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변했고, 평양 거리의 사람들은 자유롭고 활기차 보였다. 특히 놀란 것은 손전화(휴대전화)와 택시, 마트의 일상화였다. … 화려하거나 세련되진 않지만 우리가 사는 모습과 별다를 게 없었다."
타커스 펴냄. 316쪽. 2만원.



▲ 촛불민중혁명사 = 원희복 지음.
정권 교체를 가져온 촛불혁명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농민총연맹(전농) 등 민중 진영 중심으로 살펴본다.
경향신문 선임기자인 저자는 촛불혁명의 시발점을 JTBC의 태블릿PC 보도(2016년 10월24일)로 보는 것은 촛불혁명의 의미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 시발점은 아무리 늦게 잡아도 '박근혜 정권 퇴진', '가자 청와대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제1차 민중총궐기 투쟁대회(2015년 11월14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은 고(故) 백남기 농민이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날이다.
그리고 촛불혁명은 주체가 포괄적 의미의 시민이라기보다는 노동자, 농민이 중심이 된 민중진영이었다는 점에서 '촛불민중혁명'이라고 규정한다.
도서출판 말. 440쪽. 2만원.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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