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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영웅' 유남규의 딸 유예린 '탁구영재'로 폭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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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영웅' 유남규의 딸 유예린 '탁구영재'로 폭풍 성장
초등학교 대회 우승 휩쓸어…개인 코치와 중국에서 '맹훈'
아버지 이어 10대 국가대표가 꿈…다음 아시안게임 활약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부전여전'(父傳女傳). 스포츠에서는 부모에게 유전자를 물려받은 선수들이 많다.
1988년 서울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유남규(50) 삼성생명 감독의 외동딸 유예린(12·수원 청명초등 4학년) 도 아버지의 대(代)를 이어 탁구를 하는 부전여전의 대표적인 사례다.
예린이는 SBS 방송 프로그램인 영재발굴단에도 출연했다.



유남규 감독은 "예린이와 함께 지나갈 때 저는 몰라봐도 '와, 탁구영재 유예린이다'하면서 딸을 먼저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예린이가 지금은 나보다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탁구 선수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에 어렸을 때는 예린이에게 운동을 시킬 생각을 하지 못했다.
미대 출신의 아내 윤영실씨도 예린이가 커서 미술을 공부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왼손 펜홀더 공격수로 1990년 세계 탁구 무대에서 활약했던 유 감독의 DNA를 물려받은 예린이는 숨겨진 '탁구 재능'을 숨기지 못했다. 남들보다 늦은 여덟 살에 처음 라켓을 잡았지만 실력이 급성장했다.



군포 화산초등학교에서 국가대표 출신의 윤지혜 코치의 집중적인 조련을 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 작년 8월에는 교보생명컵 꿈나무탁구대회 3학년 여자단식 정상에 오르며 학년별 최강자로 올라섰다.
탄탄한 기본기가 강점이어서 지금은 5, 6학년의 언니들과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을 만큼 기량이 좋아졌다.
예린이의 강점은 아버지 유 감독 못지않은 강한 승부 근성이다.
얼마 전 유 감독은 아내가 보내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12살 여자아이의 배에 왕(王)자 모양의 복근이 생겼던 것.
유 감독은 "예린이는 집에 와서도 하루에 윗몸일으키기를 100번 이상을 한다. 쉬는 주말에도 축구를 하러 가자고 조른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건 내가 혀를 내두를 정도"라면서 "오히려 예린이에게 즐기면서 탁구를 하라고 말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탁구 선수의 길을 선택한 외동딸을 위해 유 감독 부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올해 1월부터 수원시체육회의 도움을 받아 국가대표 출신의 조하라를 예린이의 전담 코치로 붙였다. 조하라 코치는 예린이 학교 수업이 끝나면 오후 2시부터 집중적인 지도를 한다. 시간을 내서 다른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을 찾아 남자 선수들과도 경기를 시켜 다양한 구질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일본의 '아이짱' 후쿠하라 아이와 현재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5위인 이토 미마가 개인 코치를 붙여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던 걸 벤치마킹한 것이다.
예린이는 조하라 코치와 함께 여름방학을 이용해 지난 14일부터 보름 일정으로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의 한 탁구클럽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세계 최강 중국을 꺾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또래의 중국 선수들과 직접 경기해보면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유 감독은 "비용 부담이 큰 게 사실이지만 예린이가 탁구 선수로 목표를 정한 만큼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면서 "예린이가 외롭고 힘든 과정을 잘 이겨내 한국 탁구를 이끄는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부산남중 3학년이던 1983년 16세에 국가대표로 발탁돼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때 단식·단체전 제패로 2관왕에 올랐던 유 감독은 예린이가 2022년 아시안게임 때는 10대 국가대표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 감독은 "오른손 셰이크핸드형인 예린이는 공격적인 스타일이고, 순발력과 발 스텝이 좋다"면서 "주말에는 시간이 될 때 직접 기본기를 30분 정도 가르쳐주고 있는데, 아빠를 대신해 중국과 일본의 벽도 넘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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