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형님들' 염기훈·이근호…부상 날린 멀티골 활약
러시아행 좌절 아쉬움 딛고 K리그서 '훨훨'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프로축구 K리그의 베테랑 염기훈(35·수원 삼성)과 이근호(33·울산 현대)가 나란히 멀티골 활약을 펼쳤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며 러시아에 함께 가지 못했던 두 선수는 K리그에서 러시아행 무산의 아쉬움과 부상 우려를 함께 씻어버렸다.
염기훈은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정규리그 1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자신의 위력적인 왼발을 마음껏 과시했다.
수원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아크 바로 바깥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곧바로 골대를 공략했다. 염기훈이 왼발로 찬 공은 수비벽을 넘겨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로 꽂혔다.
2-2 동점을 허용한 후반 32분에도 다시 한 번 염기훈의 왼발이 힘을 썼다.
사리치의 크로스를 받아 골대 오른쪽에서 왼발로 골대 위쪽에 공을 꽂아 넣었다.
6분 후엔 염기훈의 왼발 프리킥을 받은 데얀이 쐐기골을 넣기도 했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은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5월 K리그 울산전 도중 갈비뼈를 다쳤고 결국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재활을 거쳐 후반기 K리그 세 경기에 교체로 출전했으나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하다가 부상 이후 처음 선발로 나선 이번 경기에서 단숨에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화려한 부활을 알린 염기훈은 수원의 5-2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됐다.
역시 부상으로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에서 낙마했던 이근호도 함께 부활 신호탄을 쐈다.
월드컵 기간 강원FC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이근호는 이날 춘천송암경기장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이적 이후 처음 만난 친정팀 강원을 상대로 두 골을 넣었다.
이근호는 이날 강원 제리치가 후반 38분 선제골을 넣자마자 이영재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2-2 상황이던 후반 추가시간엔 정동호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밀어 넣어 역전골까지 성공했다.
시즌 1·2호 골을 한꺼번에 넣은 이근호는 옛 홈 팬들을 의식한 듯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조용히 경기를 이어갔고 경기 후 홈 관중석에서 인사했다.
결국 경기는 3-3 동점으로 끝났지만 이근호는 친정팀에 비수를 제대로 꽂은 셈이었다.
이근호는 월드컵 예비 28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무릎 부상으로 결국 낙마하고 대신 해설위원으로 러시아를 찾았다.
이후 소속팀을 옮긴 이근호는 지난 15일 서울전에서 교체 투입돼 부상 이후 처음으로 경기장에 나섰으며 이날도 벤치를 지키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는 않은 것으로 여겨졌지만 탁월한 골 감각을 과시하며 후반기 활약을 예고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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