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어떻게 디오픈 출전권을 잡았나…역대 챔피언만 21명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세계 최고(最古)의 골프 대회 디오픈 출전 선수는 156명이다.
디오픈은 골프 선수라면 프로든 아마추어든 누구나 한번은 출전을 꿈꾸는 무대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들 156명은 수백만 명, 아니 수천만 명 가운데 뽑힌 최고의 선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 156명은 어떻게 디오픈 출전 티켓을 손에 넣었을까.
디오픈 역시 출전권을 부여하는 우선순위가 있다. 여러 가지 자격을 복수로 갖춰도 우선순위에 따라 먼저 자리를 채운다.
최근 10년간 디오픈 챔피언과 만 60세가 되지 않은 역대 우승자는 최우선 순위다.
21명이 이 자격으로 올해 출전권을 받았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이안 베이커-핀치(호주), 벤 커티스, 존 댈리, 저스틴 레너드(이상 미국), 폴 로리(스코틀랜드)가 출전을 포기했다.
타이거 우즈, 필 미컬슨,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어니 엘스(남아공) 등이 역대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하는 선수들이다.
다음 순위는 작년 대회 10위 이내 입상자다.
작년 대회 준우승자 맷 쿠처(미국)와 올해 US오픈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브룩스 켑카(미국)는 다른 자격에 앞서 일찌감치 출전권을 확보한 경우다.
다음 순위는 세계랭킹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들에게는 일제히 디오픈 출전권이 배달됐다.
안병훈(27), 김시우(22)가 당시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려 가뿐하게 출전권을 땄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럽프로골프투어 포인트 상위 30명은 일찌감치 디오픈 출전권이 주어졌다.
작년에 30위 이내에 들지 못했어도 PGA투어는 지난달 24일, 유럽투어는 지난 5월 27일 기준으로 상위 2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도 출전권이 부여됐다.
올해 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패턴 키자이어(미국)는 이번 시즌 PGA투어 포인트 20위 이내에 진입해 디오픈에 나올 수 있었다.
최근 5년간 다른 메이저대회 챔피언도 디오픈에 초대받는다.
최근 성적이 썩 좋지 않은 마르틴 카이머(독일), 대니 윌릿(잉글랜드), 지미 워커(이상 미국)는 메이저대회 우승 덕에 올해 커누스티에 올 수 있었다.
애덤 스콧(호주), 아니르반 라히리(인도),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는 작년 프레지던츠컵에 대표로 뽑혀 디오픈 출전권을 받았다.
아시아프로골프투어, 호주프로골프투어, 남아공 선샤인 프로골프투어 상금왕도 한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신한동해오픈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던 가빈 그린(말레이시아)은 아시아프로골프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이번 디오픈에 나서게 됐다.
일본프로골프투어는 유럽투어나 PGA투어보다는 못하지만 아시아, 호주, 남아공 투어보다 훨씬 좋은 대접을 받는다.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일본오픈 작년 우승자 이케다 유타가 이미 초청장을 챙겨놨고 미야자토 유사쿠, 이치하라 코다이, 도키마쓰 류코 등이 일본프로골프투어 상금 랭킹으로 출전한다.
'시니어 최강'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는 시니어판 디오픈인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 챔피언 자격으로 나선다.
세계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자 조반 레불라(남아공)는 디오픈에 출전하지만, 작년 US 아마추어 선수권대회 챔피언 덕 레드먼(미국)과 작년 연말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올라 디오픈 출전권을 보장받은 호아킨 니에만(칠레)은 이미 프로로 전향한 바람에 출전권을 날렸다.
예선을 통과한 선수에게 대회 출전권을 일부 배정하는 디오픈은 세계 각국 프로 선수를 위해 '퀄리파잉 시리즈'라는 독특한 제도를 운용한다.
각국 프로골프투어 대회 가운데 하나를 디오픈 예선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지난 6월 열린 코오롱 한국오픈도 디오픈 예선을 겸해 우승자 최민철(30)과 준우승자 박상현(35)이 디오픈 무대를 밟게 됐다.
호주오픈, 일본투어 미즈노 오픈,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오픈, 아시아투어 싱가포르오픈 등이 '퀄리파잉 시리즈'에 포함된다. 많게는 10장, 적게는 3장씩 디오픈 출전권이 걸렸다.
PGA투어 퀴큰론스 내셔널, 그린 브라이어 클래식, 존 디어 클래식 등도 디오픈 예선 역할을 했다.
강성훈(31)은 퀴큰론스 내셔널에서 3위를 차지해 디오픈 출전권을 땄고 마지막 '퀄리파잉 시리즈' 대회였던 존 디어 클래식에서는 재미 교포 선수 마이클 김(한국 이름 김상원)이 우승, 극적으로 디오픈에 합류했다.
유럽투어에는 프랑스오픈, 아이리시 오픈, 스코티시 오픈 등이 디오픈 예선을 겸했다.
세계랭킹 371위였던 브랜던 스톤(남아공)은 스코티시오픈 우승으로 막차를 탔다.
그러나 프로 대회가 아닌 '진짜 예선'을 통과해 커누스티까지 온 선수는 단 12명뿐이다.
2001년과 2004년 두차례나 US오픈을 제패한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험난한 예선을 거친 12명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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