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초상화 간판에 먹물 끼얹은 여성 구속된 듯
각지서 '개인숭배' 반대 움직임…당 중앙, 대응책 고심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개인숭배'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중국 각지에서 일고 있어 치안당국이 단속을 강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산당 중앙도 이런 움직임의 확산을 우려하면서 대처방안을 찾느라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작년 당대회 이후 시 주석의 얼굴 사진이 들어간 간판이나 이름을 내건 정책 구호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도력을 환영하는 내용이 많지만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시대에 개인숭배가 추진돼 문화대혁명으로 이어진 데 대한 반성으로 일련의 움직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17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상하이(上海)에 사는 한 여성이 지난 4일 이른 아침 시 중심가에서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나는 시진핑의 독재전제적인 폭정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이어 '중국몽'(中國夢)을 선전하는 간판에 있는 시 주석의 얼굴에 먹물을 끼얹으면서 "중국 공산당에 반대한다. 나를 체포할 거라면 여기서 기다리겠다"고 외쳤다.
이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자 국내외에서 모방사건이 잇따르는 등 소동이 확산했다.
인터넷에는 "독재자의 얼굴에 먹물을 끼얹자"는 글이 나돌고 시 주석 초상이 그려진 간판에 오물을 칠하는 모습을 촬영한 투고가 잇따랐다.
이 여성은 이후 경찰에 구속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계 방송인 라디오 프리 아시아(RFA)에 따르면 그의 행동을 지지한 그녀의 부친도 13일 경찰에 구속됐다고 한다.
당국이 시 주석 찬양을 억제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이 하방(下放·지식인을 노동현장으로 보냄)으로 청년시절을 보낸 량자허(梁家河)가 있는 산시(陝西)성의 싱크탱크 사회과학연합회는 시 주석의 사상형성을 연구과제로 선정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北京) 경찰이 빌딩 관리자에게 시 주석 포스터 철거를 요구하는 긴급통지를 보냈다는 투고도 인터넷에서 확산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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